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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체류 글 모음] 2020년 4월 12일 일요일 몽골 현지의 봄밤
04/12/2020 05:51
조회  428   |  추천   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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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020년 4월 12일 일요일! 몽골 현지에 부활절의 어둑어둑한 저녁이 깃들면서 점점 어스름밤이 되어 갑니다.

오늘도,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 인의 생활과 /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 눈을 뜨지 않은 땅 속의 벌레 같이 /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 절제여 /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라고 읊었던 김수영 시인의 “봄밤!”의 시구절을 추억처럼 떠올립니다.

[한국의 시] 봄 밤


김수영(金洙暎, 1921. 11. 27 ~ 1968. 06. 16)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業績)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鐘)이 들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唐慌)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疲困)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行路)와 비슷한 회전(回轉)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鐘)이 들리고
기적(汽笛) 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人生)이여


재앙(災殃)과 불행(不幸)과 격투(激鬪)와 청춘(靑春)과 천만 인의 생활(生活)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 속의 벌레 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節制)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지난 4월 8일 수요일에, "오. 후렐수흐 몽골 총리가 (재 4월 30일까지로 돼 있는) 몽골 현지 각급 학교 휴교 조치를 오는 9월 1일까지 연장 검토를 건의했다"(=Mongolian Prime Minister U. Khurelsukh has proposed extending the school quarantine period until 1 September.)와, "4월 9일에 몽골국가비상대책위원회가 이 건의에 대해 토의를 한다"(=The National Emergency Commission will discuss the PM’s propose tomorrow (9 April).)라는 몽골 현지 보도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직 후속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몽골 총리의 건의가 수용되면 오는 8월말까지 각급 학교 교수들, 교사들이 담당 학생들과 공식적으로 얼굴을 맞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몽골 현지 각급 학교의 2019-2020학년도 제2학기 학사 일정 진행이 코로나19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꼬여버렸습니다. 오는 5월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 취득 예정자들에게는 두고두고 참으로 한스러운 졸업 시즌으로 남을 듯합니다.


오늘이 "십자가에 달려 사망한 예수가, 사망 권세를 이기고 사흘만에 부활했음을 기념하는, 지구촌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축일이자 최대 명절인 2020년 부활절"이죠. 하지만, 지구촌 코로나19가 멸망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습니다. 눈에 보여야 뭐 바이러스든 뭐든, 불로 싸지르든, 총으로 쏴 죽이든, 생포하든지 할 터인데 그저 답답하고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몽골에도 지난 3월부터 봄이 왔습니다. 하지만, 무늬만 봄입니다. 몽골 현지에는 강한 먼짓바람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나들이 하기가 다소 불편합니다. 초원에서의 봄바람은 사람이나 가축을 회오리바람에 말아 올려 죽일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망됩니다. 아울러, 이 시기에는 일기가 변화무쌍해서 하루에 춘하추동 4계절이 모두 교차되기도 합니다. 5월이 돼야 비로소 나뭇가지에서 새순이 돋아나고, 파릇파릇한 새싹을 볼 수가 있겠습니다.


몽골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16명이나, 완치자가 11명이고, 사망자는 없는 상태입니다.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 인의 생활과 /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 눈을 뜨지 않은 땅 속의 벌레 같이 /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 절제여 /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한 인간으로서, 무기력하고 처량하고 참담한 2020년 4월 12일 일요일 몽골 현지의 봄밤이 새록새록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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