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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체류 글 모음] 2019년 가을날, 오리발 내밀면 다냐?
09/22/2019 02:00
조회  405   |  추천   0   |  스크랩   0
IP 103.xx.xx.143


한 주 내내 시간에 쫓기다가, 잠시 숨을 고르는 몽골 현지의 한갓진 주말! 2019년 9월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내달린다. 고국 뉴스를 듣자 하니 최근 한국 경찰이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초에 발생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 당시에 확보했던 범인의 DNA 정보와 어느 한국인의 DNA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The investigation team of the Korean Police identified suspect in 1986-91 Hwaseong serial killing case). 쉬운 말로 하자면, 지난 1986년 9월 15일 첫 사건 이래 무려 33년 만에 범인을, 독 안에 든 쥐처럼, 잡은 셈인데, 이 한국인은 경찰 추궁에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한다. 모범수로서의 가석방을 염두에 두어서일까? 하지만, 오리발을 내밀든 말든 간에, 공소 시효가 지났든 말든, 99.99
%의 정확성을 보이는 DNA 분석을 통해, 현 상황에서는, 이미 가석방은 물 건너 갔다. 


기회가 된 김에, 인터넷에 접속해, 지난 2003년에 개봉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한국 영화 '살인의 추억' 동영상(유명세를 타고 있는 봉준호 감독 작품이다. 아래에 주요 장면 편집해서 올려 놓음)을, 오래 전에 보긴 했으나, 추억처럼 다시 시청했다.

다소 긴장감이 흐르는 동영상 화면을 대하고 있노라니,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추억들이 촤르르르르르르르~~~~~~~~~~~~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 당시에 나와 얼굴을 마주 대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다시 조우한 영화를 시청하고 있노라니, 형사 역을 맡은 남자 주인공의 대사에 새삼스레 내 가슴이 시렸다. "▲잠(을) 제때(에) 자는 형사가 어디 있냐? ▲에이, C8 놈들, 낚시나 하고! 세월 좋~~~다! ▲왜 바쁜 사람 오라 가라 그래?" 아아, 얼마나 미치도록 범인을 잡고 싶었을까? 여자 주인공의 대사도 내 가슴을 후벼파기는 마찬 가지였다. "▲(형사라는 직업) 진짜 사람 할 짓(이) 아니다. ▲이건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뭐 딴 거 할 거 없어? ▲형사 그만 두면 안 돼?" 하지만, 어려운 직업이 어찌 경찰뿐이겠는가? 이 세상에 쉬운 직업이 어디 있으리! 세상에 쉬운 일이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구든 그저 맡은 일에 충실할 뿐! 그래야 지역 사회=>국가=>인류=>우주가 융성할 터이다.



한편, 범인 추적에 지친 남자 주인공이 가을 들판에서 링거(수액)로 원기를 회복하는 장면에는 가슴이 따뜻해졌다. 화면에 등장하는 두 마리 염소들(빨간 원 안)도 정겨워 보였다. 마치 몽골 울란바토르의 젖줄 톨강(Tuul江) 옆에 자리 잡은, 염소가 노니는 들판에 내가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Volume up below! You got it?

그러고 보니, 링거(수액)로 원기를 돋웠던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고국에서든, 몽골 현지에서든, 나도 조만간 맞긴 맞아야 할 터인데.......그 누구든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겨야 한다. 왜냐. 답을 모르시는가?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법이니....


바야흐로, 사색(思索=표준국어대사전 최신판에서 삭제된 낱말이다)의 계절 가을이다. 인간은 본디 악한 존재일까? 선한 존재일까? 쉰쯔(=荀子)는 악하다고 하고, 멍쯔(=孟子)는 선하다고 한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 당시에 확보했던 범인의 DNA로 결국 범인을 잡은 한국 경찰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인과응보요, 권선징악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넓은 의미에서는 한 인간으로서, 좁게 보면 내가 한민족 일원이라는 죄(?)로, 나는 한 인간으로서,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인간적인 도덕적 추락감을 뼛속 깊이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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