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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꽃으로 피어나신 엄마
05/09/2014 11:13
조회  6438   |  추천   24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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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몽우리를 맺기 시작한 엄마의 선인장들이 어제와 오늘 기어히 활짝 피어났습니다. 일년중 봄에 한 두번 선인장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다른 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게 화사하고 아름다운데 안타깝게도 며칠밖에 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선인장 꽃들은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은 장미나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꽃나무를 기르는데 엄마는 유독 선인장을 정성들여 기르십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놀러오시는 분들 마다 엄마의 선인장을 보시고 감탄하시는데 특히 꽃이 피는 선인장을 보신 분들은 다들 셀폰으로 찍으실 정도로 아름답고 규모가 큽니다.

 

지난 달에 새 집으로 이사했는데 내후년이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조카와 2년전에 큰 차사고로 오른쪽 무릎이 불편하신 엄마를 고려해서 학교가 가깝고 아래층에 방이 있는 집을 골랐습니다. 엄마는 곧 몽우리를 맺을 시기가 된 선인장들이 이사과정을 잘 버텨줄건지 많이 걱정하셨는데 오히려 금년에는 더 많은 몽우리들이 맺혔고 개화한 꽃들은 예년보다 더 강렬하게 다투어 피었습니다. 


엄마가 좀 더 편하게 지내실 수 있는 지금의 집은 전에 살던 집보다 마당이 두배가 넓어서 엄마가 정원과 텃밭을 가꾸시기에 아주 좋습니다. 뒷마당의 왼쪽 모퉁이를 차지한 선인장 꽃을 볼 때 Chicano 문학 (멕시칸계 미국문학)의 선두주자이자 엄마와 같은 세대의 여류작가 Pat Mora가 쓴 "Desert Women"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사막의 여인들

 

우리 사막의 여인들은
살아 남는 것에 대해 알아요.
강렬한 더위와 추위는
우리의 피부를 태우고
두껍게 만들었어요.

선인장처럼 우리도
비축하는 걸 배웠고,
깊게 뿌리를 내릴 줄도,
잠자는 것 처럼 보일 줄도 알아요.
그러나 부드러운 공기의
향내를 맡을 땐 깨어 날 줄도,
침묵으로 아픔과 상실을
숨길 줄도 알아요.

우리는
우리의 가시들 뒤에
비밀처럼 자리잡은
슬픈 노래들을
나뭇가지처럼 흐느끼거나
소근대지 않아요.
그러나 속지 마세요.
언젠가 우리가 꽃 피우면
우리는 놀랍도록 감동시키니까요.

 

-Pat Mora

 

 

엄마가 선인장을 이토록 정성스레 가꾸시는 까닭은 지나온 엄마의 삶이 마치 선인장과 비슷해서일까요... 강렬한 더위와 추위속에서도 가시에서 꽃을 피워내는 선인장처럼 엄마도 고되고 힘들었던 본인의 삶에서 온 힘과 정성을 다하여 엄마만의 꽃들을 피워내셨습니다. 정치의 유혹과 이데올로기에 빠져서 가족을 돌아볼 틈이 없으셨던 아버지의 가장 역활까지 질머지고 자식들을 길러내셨습니다. 이제는 가시같았던 옛날의 기억들을 꽃으로 피워내고 하나님의 섭리안에서 노년을 보내시고자하는 엄마를 뵐 때마다 저는 마치 엄마가 선인장 꽃으로 피어나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예년보다 더 아름답고 풍성하게 피어난 엄마의 선인장 꽃들, 엄마의 노년도 이들처럼 아름답고 풍성하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엄마의 선인장 꽃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감탄하게 만드는 것처럼 엄마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엄마의 넉넉한 손길과 마음씨로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그래서 엄마가 꿈꾸시는 나눔의 삶이 엄마를 행복하게 해드리길 소망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십분의 일도 헤아리지 못하는 못난 딸이 애써 강하게 보이려고 다정한 말 한 마디 제대로 안하고 살아 왔음을 알기에 이번 어머니날에는 "엄마,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말해드리고 싶은데 말보다 눈물이 먼저 앞설 것 같네요. 


엄마,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 세상에서 단 한분 뿐인 엄마가 아직도 제 곁에 계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Garden of Dreams and Poeme" by Giovanni Marradi
 
 

[글, 시 번역, 사진: 하얀 불 (白火); 음악: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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