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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 든 여자
06/23/2018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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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종 - 들불



제 1 부 동학란 - 8. 곽무출

타작마당이 시끌짝하다. 부인네, 아이들, 농부들의 한패가 웅성이고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꾀죄죄하고 조선무우 말랭이같은 얼굴들이고 몰골들이다.
동네사람들 중에는 작대기를 들고 나온 토호댁의 하인배같은 자들도
서너 명이 눈꼬리를 치켜뜨고 둘러서있다. 그 한가운데는
깡마른 청년 하나가 어디네 미친 듯이 떠들며 서있었다.




‘만복의 근원입니다. 믿으십시오. 믿는 자에겐 복이 온다 하였습니다.
천국이 가까와졌으니 회개하라 하였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요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청년의 입가엔 흰거품이 삐죽이며 나온다.
스물 두 셋, 그쯤 나보이는 이 청년은 볕에 그을려서인지 얼굴이 까맣게 탔고..
서양사람처럼 짧게 깍아 올린 머리.. 그의 한 쪽 귀는 없었다. (128 쪽)




22. 결판을 냅시다 (333 쪽)

이 일련의 사태는 전주감영에 있던 전봉준에게 지체없이 보고되었다.
아니, 소문은 그보다 먼저 팔도를 휩쓸었다. ‘왜놈들이 궁성을 습격하고
앞잽이를 시켜 친일정권을 세웠다네. 이 판에 이용 당한 것이 대원군이라네.’




23. 타오르는 십만의 들불

여삼이 정신을 차린 것은 이 학살이 끝나고 왜병이 지나간 뒤였다..
아내인 옥의 시체를 찾아야 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찾는다는 것이 참혹할
것 같았던지 여삼은 복받치는 눈물을 삼키면서 돌아서고 말았다. (364 쪽)




‘내가 왜 혼자만 떨어졌는고! 김계남 장군을 따라가지 못하구’
그는 불현듯 용기를 되찾았는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옥은 죽지 않았다..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다고 다짐한 남원에 있으면
여삼이 찾아오리란 생각 때문이었다. 여삼이 그렇게 쉽게, 약하게 죽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옥은 황톳길을 걷고 있었다. (365 쪽)

제 1 부 동학란 끝




제 2 부 남사당 - 여덟 마당

..낮이면은 일광을 타고 영차하니 여차. 밤이면 이슬먹고 영차하니 여차.
낙락장송 되었다가 영차하니 여차. 만인간의 힘을 빌어 영차하니 여차..

산골짜기를 휘돌며 길게 여울지는 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목도질하는 산판의
일꾼들이 부르는 선소리였다. 노자까지 바닥이 난 것은 벌써 사흘 전이었다.




어제 점심부터 공복이었다. 애초 정우의 말을 믿은 것이 잘못이었고 아우를
만나기 위해 제천까지 그 위험을 무릅쓰고 왜경들의 눈을 피해가며 찾아온
것이 잘못인 듯했다. 유인석의 의병부대는 이미 일군에게 패퇴하여
제천에서 인제쪽으로 그 본거지를 옮겨갔다는 것이었다. (155 쪽)




열다섯 마당

도대체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디에 그런 괴력이 숨어 있었는지 스스로도 놀라왔다.
체포하기 위해 덮쳐든 일인 형사 셋을 한꺼번에 때려눕히고 정한은 골목으로 뛰어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재동경 유학생 총회를 가장하여 열린 조선청년
독립단의 독립선언식은 그야말로 전격적으로 치러졌었다. (287 쪽)


비말 飛沫


유현종 들불, 호박꽃, 타국살이, 순두부, 식칼 든 여자, 고등어구이,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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