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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여행 중의 결혼식
09/04/20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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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8일 화요일

약 2년 전이다.

나는 아들에게 결혼식을 판사 앞에서 또는 카운티에서 사랑스럽고 간소하게 그러나 멋지고 행복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들은 그럴 일이 없을거라고 했다.

아들의 여친은 중국 북경에서 왔다.

그리고 아들은 아들 여친의 친구들 결혼식에 몇 번 초대되어 갔었다.

요즘, 대부분의 결혼식은 호화스럽다.

호화스러운 것과 거리가 먼 아들,

중국에서 외동딸로 유복하게 자란 아들의 여친,

하지만 결혼은 두 사람이 하는 것,

여친을 많이 사랑하는 아들은 자신의 태도를 바꾸고, 여친에게 맞추어 간단한 결혼식은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엄마인 나에게 돈을 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7월 19일, 옐로우스톤으로 가기 전, 
나는 아들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Out of curiosity, when do you think you'll be back in Los Angeles?" 내가 언제 엘에이로 돌아 올 것인지 물었다.
나는 정확히 모른다고 답했다.
그리고 왜? 라고 되물었다.

아들은 8월 8일에 결혼 증명서를 신청할거라고 했다.
나는 아들에게 결혼 증명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증명서를 받기 위하여 결혼식을 올려야 된다고 알려 주었다.

미국은 각 주마다 결혼 진행 과정이 다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결혼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결혼식을 올려야 된다. (civil ceremony라고 한다.) 

그리고 주례사가 서류에 싸인을 해 주어야 된다.

아들은 나름대로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 웹사이트를 통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나는 남친에게 아들의 결혼 때문에 엘에이에 가야 한다고 했다.
남친은 카운티 등기소에서의 (서류)결혼 후 식사 한 두시간 하기 위해서 기름값 비싼 RV를 끌고 캘리포니아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남친의 뻥에 의하면 아이다호 보이지에서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까지, 그리고 다시 되돌아 오려면 기름값만 $1,000 들거라고 했다.
남친이 짠돌이일 수도 있고 합리적일 수도 있다. 

아니면 카운티 등기소에서의 결혼을 우습게 생각?

이게 진짜 결혼인데...
그래서 나는 8월 8일 전에 우리가 어디를 여행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곳에서 나 혼자 (나는 엄마이고, 남친은 남친일 뿐이고) 비행기 타고 엘에이에 갈 거라고 했다.


나는 바다가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와 결혼 예약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7월 28일,
아들에게서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와 8월 8일 오전 11시 15분에 결혼식(civil ceremony)를 예약했다고 연락이 왔다.
그 즉시 나는 항공권을 예약했다. $289.90.

8월 5일 토요일 새벽, 

나는 아이다호 보이지에서 캘리포니아 엘에이로 거뜬히 날아 갔다.

아들과 아들 여친, 아니 약혼녀가 공항으로 마중 나왔다.

우리는 한인 마켓 안에서 맛보기 국수로 간단히 아침 식사하고, 엘에이 다운타운 보석상에 가서 밴드를 구입했다.
일반적으로 반지를 ring이라고 한다. 
밴드(band)는 결혼식 당일 신랑 신부가 서로 주고 받는 반지이다.
나는 둘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마음으로 둘에게 밴드를 선물했다.

내가 여행 중이라 돈을 벌지 못해도 사랑하는 아들과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8월 6일 일요일.
나는 외사촌 언니를 만나 한인 타운 스파에서 몸을 풀었다.
때밀고 마사지 받고.
내가 여행하면서 한국 음식보다 더 그리웠던 것이 한인 타운 스파였다.

8월 8일 화요일
아들의 약혼녀는 북경에서 온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은 부를 상징하는 숫자 8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8월 8일로 결혼일을 잡았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중국 문화를 잘 모르는 아들이 날짜를 정했다.
이유는...

아들은 수학을 좋아한다. 즐겼다.
수학에서 무한대 라는 것이 있다. 
 Infinity
숫자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가 된다라고 아들이 설명했다.
멋있다!
나도 어릴 때 무한대를 배웠지만 무엇인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아들, 아들 약혼녀, 약혼녀 부모님, 그리고 나, 모두 5명.
같이 한 자동차를 타고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에 갔다.
아들은 결혼 증명서 창구에 서류 제출, 로비에서 기다렸다.
다른 커플과 가족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15분.

카운티 직원이 로비로 나와서 아들 이름과 약혼녀 이름을 불렀다.
드디어!!
우리는 작은 채플 방으로 들어 갔다.
방에는 여자 주례사가 있었다.
주례사는 간단하게 결혼식 과정을 설명했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 주고 받을 글을 준비했나요?
아뇨,
아차차차!! 우리는 꽃도 준비하지 못했다.
결혼 증명서 받기 위하여 결혼식만 간단하게 한다는 것이 꽃조차 준비하지 못하다니~~~ 너무 간단! 

나는 아이폰 7 플러스로 사진 담당,
약혼녀 엄마는 비디오 담당.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비디오 찍으면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I do."
"I do."
둘이 키스를 주고 받은 후, 끝났다.
5분만에.
둘은 부부가 되었다.


며느리의 엄마는 제대로 된 결혼식이 아닌 약식 결혼식, 

친구, 친지, 동료 하나 없이 우리 5명만으로 진행된 초간단 결혼식,

아버지의 손을 잡고 웨딩마치 행진하지 못한 딸의 결혼식에 맘이 아픈 모양이었다.

아니면 기뻐서.

딸을 안고 울었다.

그래도 이해해 주어 카운티 등기소에서의 결혼식을 허락했다.


며느리 (나는 시어머니? 어색!) 집으로 돌아 온 우리는 내가 김치 볶음밥과 샐러드를 만들고, 아들 여친, 아니 며느리(daughter-in-law 어색?!?!?!?!) 엄마(사돈? 어색!)는 중국식 자장면 만들어서 점심 식사를 했다.

휴식 후,
우리는 헐리우드 야마시로에 갔다.

아들은 여친에게 청혼하기 위하여 1년 정도 돈을 모아 다이아몬드 4캐럿 반지를 샀다.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에서 결혼식 비용 $150.
결혼 축하 저녁 식사 $506.

이 것이 우리의 리셉션이었다.

그리고,
아들은 내가 선물한 둘의 밴드 비용을 나에게 돌려 주었다.
자기 스스로 와이프의 밴드(결혼 반지)를 사주고 싶다고.


나는 엘에이 카운티 등기소 결혼식에서 또는 저녁 식사 시간에 아들과 며느리를 위하여 좋은 글을 들려 주고, 며느리 부모에게 감사의 마음이 담긴 글을 전하려고 했다. 
그러나 안구 건조증이 심하여 양파를 썰 때조차도 눈물을 더 이상 흘리지 않는 나는 아들을 생각하면,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에 눈물이 쏟아지는 것이 두려워 아무런 축하의 말도 글도 전해 주지 못했다.


아들 자랑을 거의 하지 않는 나는 이 한 가지는 아들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양 대학교 부속 병원에서 1989년 10월 15일 새벽 3시 55분에 임신 27주 미숙아로 태어난 아들,

태어났을 때 체중 1,110그램, 

태어나서 일주일 경과 후 체중 970그램.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 마스크와 온갖 케이블에 칭칭 감겨진 아들,

주사기로 밀어 넣어 주는 음식(액체)을 섭취한 아들,

젖병을 빨기조차 버거워했던 아들,

하루에 5그램, 10그램, 컨디션이 좋을 때는 20그램씩 체중을 늘려 간 아들,

인큐베이터에서 2개월 반 동안, 집에 오지도 못하고,

생존을 위하여 기계만 놓여져 있는 차가운 병원에서 밤이나 낮이나 혼자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아들,

바로 지금의 나의 아들이다.

나의 아들이 결혼했다.


며느리의 아버지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사위와 딸의 손을 꼭 잡고 중국어로 딸을 보호해 주고 사랑해 주고,,, 사위에게 부탁했다.

나는 다음 날 아침, 여행지로 다시 돌아 가려는 시간, 며느리의 집을 떠나는 시간, 우버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며느리의 부모, 나의 사돈에게 다음의 글을 전했다. 
"Thank you for your hospitality. Thank you for accepting my son as your son. Melinda is now my daughter too. Please advise him as a mentor when he makes mistakes and embrace him. Stay in healthy. Please visit me later. God bless your family.
謝謝?的招待。感謝?接受我的兒子作??的兒子。梅琳達現在也是我的女兒。當他犯錯誤?擁抱他時,請告知他作?導師。保持健康請稍後再來我上帝保佑?的家人."
(나를 환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또한 나의 아들을 사돈의 아들로 받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멜린다도 내 딸입니다. 아들이 실수했을 때 멘토어로서 조언해 주시고 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후에 나를 방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아들,

그러나 정말 간소하게 끝났다.

다음 날, 아들과 아들 와이프, 며느리는 직장에 갔다, 신혼 여행 대신.

그리고 아들은 다시 돈을 모은다, 내년쯤, 그래도 친지, 친구들과 함께 할 리셉션을 위하여.



가장 행복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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