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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달라졌어요
03/19/2019 18:10
조회  1406   |  추천   12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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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약 1년 전, 블로그에 올렸다가 사연이 있어 블로그의 모든 글을 내리고 오늘 다시 이 글을  올린다.

이유가 있다. 

어느 블로거님이, 굳이 이름을 밝힌다면 미호님이 "남친이 달라졌어요" 라는 글을 읽고 후기를 그녀의 블로그에 쓴 것을 

어제 우연히 봤다. http://blog.koreadaily.com/view/myhome.html?fod_style=B&med_usrid=ruan0511&cid=1064443

내가 뭐라고 썼지?

그래서 다시 읽었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거기에는 아직도 살아있다. 내 글을 읽으면서 나도 웃었다.


2018년 3월 19일 월요일


2017년 3월, 즐겁게 시작한 캠핑카 여행,

그러나 남친과 나는 시간이 갈수록 말이 없었다. 
가뜩이나 무뚝뚝한 남친, 더 무뚝뚝해졌다.
나는 외교관의 태도로 남친을 대했다.
여행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는 침대를 반토막 내듯 중간에 남친의 기다란 팔이 장벽을 만들었다.
나, 한국 갈 일이 생겼어.
그게 다다. 그렇게 나는 휑~하고 남친의 모토홈을 떠났다.
한국의 매서운 겨울은 남친에 대한 그리움도 씁쓸함도 꽁꽁 얼어 붙게 했다. 나는 잘도 버텼다. 비록 춥다고 아우성을 치기는 했지만.
남친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달라지도록 노력할께(예전에도 이런 말 여러 번 했다.), 
용서를 구하면서도 자기는 오레곤 포틀랜드로 정착하러 간다고 했다. 내가 있든 없든. 
그래, 가. 나는 엘에이에서 살거야.
아들도 있고, 며느리도 있고, 혹시 알아, 손주 생기면 더 자주 봐야 되잖아, 오레곤에서 엘에이로 비행기 타고 오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내게는 가족(남친은 가족이 아님)이 더 중요해, 친구들도 있고, 직장도 쉽게 얻을 수 있고,,,
남친에게서 또 이메일이 왔다.
그러면 오레곤 대신 칼스배드(Carlsbad-샌디에고 근처)는 어떨까? 엘에이에서 가깝잖아.
좋지, 근데 그 동네 비싸지 않나?
그러면 샌디에고 내 집으로 들어가자. 7월에 세입자 계약이 끝나니까.
그러지 말고 나는 엘에이 내 집에서 살고, 너는 샌디에고 니 집에서 사는 게 좋겠다. 보고 싶으면 가끔 만나면 되고.
남친은 은근히 나를 설득했다.
샌디에고 내 집에서 살면서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일이 생길 때까지는 생활비 내지 않아도 돼.
내가 일이 생겨서 돈을 벌게 되면 생활비 얼마를 줘야 하는데?
40퍼센트(아파트 렌트비 기준, 일반적으로 월세가 무지 무지 비싸다), 
야, 니가 엘에이 내 집에 있었을 때 너의 수입의 40퍼센트를 나에게 줬냐?
너, (40퍼센트는 커녕) 한 달에 천 달러 준다고 하고 750달러 줬잖아, 근데 뭐, 40퍼센트,
끝내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그렇게 말하고 나서 우리는 다시 만났다.
그런데 남친은 7월에 자기 집으로 들어 갈 생각이 없다.
다른 집을 사겠다나? 
그리고 한 달 한 달 연장하며 RV 파크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맞춰야 하나?
거주할 장소가 정해져야 직장을 알아보지,
그리고 내 맘은 테메큘라에 꽂혔는데,,,
한국처럼 어디를 가나 버스가 있고 전철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 몇 십 마일씩 어떻게 출퇴근하라고 이러나.
어쨌든 오레곤 포틀랜드에서 샌디에고로 맘이 바뀐 남친, 많이 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남친은 또 고맙다 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농담도 달라졌고(예전에는 비꼰다든가, 썰렁했었는데), 

또 RV여행하면서 자기가 돈 많이 썼다고 난리를 치더니 지금은 나에게 자기 크레딧 카드를 주었다. 

자동차 개스비와 장보기용으로. 
남친의 크레딧카드를 받았다고 해서 나 역시 마구 마구 카드를 쓰지 않는다.
나도 양심이 있다. 아이펜슬과 마스카라 딱 두 개만 구입했다.
남친은 나에게 크레딧 카드 준 것(맡긴 것) 외에도 태도도 달라졌다. 180도 아닌 90도.
자동차도 없는 나는 남친의 BMW 스포츠카를 끌고 다닌다. 남친의 자동차 보험에 나도 포함시켜 주었다.
내가 운전하고 나가면 얼마나 불안할까? 사고나거나 스크레치를 생길까 노심초사하지 않을까? 
남친은 아직도 갈팡질팡, 변덕이 심한 것은 여전하다.
아직도 내 것, 내 것,,,
나는 타이핑 연습을 하기 위하여 키보드가 필요했다.
남친은 "하나 사러 가자."
샌디에고의 애플 매장에 갔다.
하얀 박스 속에 담겨진 애플 키보드를 보고 나는, "Thank you."
"노, 이거 내 거야. 넌 내가 쓰던 것 써."
나는 "그럴 때는 You are welcome." 이라고 하는 거야 라는 말을 이메일로 써 놓고 "draft" 에 넣어 버렸다. 
내가 뭔가를 닦았다. 그러자 남친은 내 거 부수지마(살살 다뤄.).
나는 "my" 라는 말, 안쓰면 안되냐?(예를 들어, 컵이면 컵이지 내 컵이 뭐야. 너도 쓰고 나도 쓰는건데. 실제 소유자는 비록 너라고 하더라도.)
이 말을 들은 남친, 얼굴이 불그락 거렸다. 살사 댄스 클럽에 갔는데도 얼굴은 그대로.
나는 열심히 말하고 웃으며 남친의 불그락한 얼굴을 극복하려고 했다. 나는 외교관. 
미국인들은 대체로 개인주의가 강하다.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완전히 니 것 내 것이 아닌 이상 같이 사용하는 것은 "내 컵"이 아닌 "컵"이라고 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남친 자동차를 타고 다녀도 그건 당연히 남친 거라는 거 나도 알고 있다.

나는 가끔 이런 말을 들었다. 좋은(돈 많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용돈 받으며 인생 즐기며 사세요. 나의 반응은, 싫어요. 
나는 19살 때부터 내가 일하고 돈 벌면서 살았는데, 지금도 돈 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지칠 때도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의 신조, "독립"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남편이 있어도 독립, 없어도 독립. 
어릴 때의 꿈이 외교관이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뭐하러 힘들게 공부해요. 외교관 남자 만나서 결혼하면 되지. 

싫어요, 나는 외교관의 아내가 아닌 내가 외교관이 되는 것이 좋아요. 왜냐구요? 나는 나입니다. 

달라진 남친 이야기로 돌아 와서,,,,
영국 BBC가 만든 플래닛 어쓰(Planet Earth)를 보았다. 작은 수컷 새 한 마리가 암컷을 유혹한다. 암컷은 본 체 만체 한다. 남친이 마치 자기와 나 같다고 했다. 

다른 수컷이 도전했다. 먼저 주변에 흐트러진 나뭇잎을 다 치우고, 햇빛이 잘 들어 오도록 나뭇가지를 치고, 그리고 햇살의 조명을 받으며 찬란한 깃털을 펼치며 노래를 불렀다. 암컷이 수컷 곁으로 다가왔다.

'헤이, 남친, 저 것 봤지? 새들도 노력하잖아.'


미호 블로거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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