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하고, 없어도 되고
07/10/20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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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모임이든 모임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흔히들 말한다. 첫째,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 사람이 없으면 일이 잘 되지 않고, 그 사람이 없으면 매듭이 잘 풀리지 않는다. 그 사람이 없으면 모두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고, 그 사람이 없으면 어쩐지 불안하다. 그 사람은 정말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내가 그런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둘째,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도 맞는 말이다. 그 사람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 사람은 있으면 조금 도움이 되고 없어도 별로 아쉬울 것이 없다. 그 사람은 모임이 어디로 굴러가든 상관치 않고 그냥 자기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늘 자기 밖에 모른다. 그 사람은 정말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를 바란다.


 


  셋째, 없어야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이 말도 또한 사실이다. 그 사람은 허구한 날 일만 만든다. 그 사람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분쟁이 일어난다. 그 사람이 끼어들면 잘 되던 일도 항상 꼬인다. 그 사람은 있어봤자 아무런 유익이 없으니 차라리 없는 것이 더 낫다. 장말 그 사람은 없어야 되는 사람이다. 내가 혹 그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두말 할 것도 없이 꼭 있어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내가 꼭 모임의 현장에 있어야 되는 사람이라면, 내가 없을 때는 어떻게 되는가? 내가 없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앞장서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내가 무언가를 해주기만 바라고 모두들 손을 놓고 있을 것이다. 내가 떠나면 분란이 생기고 조직이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지 않다.

 



  아무래도 한 부류의 사람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그 사람은 꼭 있어야하지만, 없어도 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있으면 무슨 일이든 잘 돌아가지만 비록 그가 현장에 없어도 일이 잘 되게 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있으면 맺혔던 일도 순조롭게 잘 풀린다. 그 사람이 있는 곳에는 싸움도 항상 평화로 바꾸어진다. 그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웃음꽃이 핀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없어도, 그 사람이 있을 때처럼 일이 잘 돌아가고, 그 사람이 있을 때처럼 서로 돕고 화평하게 지내며, 그 사람이 있을 때처럼 즐거운 모임으로 발전해 간다면, 그 사람은 꼭 있어야 하지만, 없어도 되는 사람이다. 나는 어디서든 그렇게 꼭 있어야 하지만 없어도 되는 사람이고 싶다.


(크리스쳔헤럴드 2015년 7월 9일 주간묵상 칼럼 '있어야 하고, 없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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