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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김혜자(nancy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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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12/15/20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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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오늘은 날씨도 맑고 하늘이 푸르다

미국 서부 지방 겨울답지 않은 날씨다. 가는 곳마다 성탄절의 멜로디가 흐르고 

오가는 사람의 발걸음이 경쾌하게 보인다. 백화점 안은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모두 즐겁고 행복한 얼굴이다

필요한 것, 사고 싶은 것이 별로 없지만, 날씨가 좋아 쇼핑을 나왔다

피곤한 다리를 쉴 겸 한가히 앉아 커피를 마셔본다

앞에 앉은 한 여인이 눈에 띈다

작은 가방을 열고 산 물건을 보며 행복하게 웃고 있다

무엇을 샀기에 저렇게 즐거울까? 받는 기쁨도 있지만 주는 기쁨이 큰 것 같다

가끔 나도 선물을 받고 선물을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선물로 인해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을 주고받는 선물이기에 상대의 마음에도 흡족해야 하기에 선물을 고르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선물을 고를 때는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상대방을 깊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고르면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나는 몇 가지 선물 고를때 기준이 있다

첫째로 값의 고하(高下)는 우선이 아니다.

그보다는 귀하고 흔함을 구분한다. 귀한 물건일수록 가치가 있고 받는 이의 마음도 흡족하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내가 갖고 싶은 물건을 받는 이에게 선물하는 것이 내 마음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하니 

갑자기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 (The Gift of the Magi)’을 읽고 

울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가난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그린 단편 줄거리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얼마나 아이로니컬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가난한 젊은 뉴요커 부부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서로 사준다

남자는 시계를 팔아서 여자의 긴 머리를 빗어 내릴 예쁜 빗을 샀고,

여자는 자기의 긴 머리를 팔아서 남편에게 새 시계줄을 산다

깡동하게 된 여자의 머리를 슬프게 보는 남편에게 

", 걱정 하지 마내 머리는 빨리 자라’ 

하면서 위로(慰勞)하는 그녀의 대답이 나의 어린 가슴을 울렸다.




 

   나는 뉴욕을 갈 때마다 맨해튼 18가에 있는 

“The Tavern O.Henry Made Famous" (오 헨리가 유명하게 만든 술집)의 

간판이 붙은 전문적인 Italian-American Pete’s 를 즐겨 들린다

분주한 뉴욕시의 한가운데 있지만, 외딴곳처럼 느껴지는 

그래머스 공원(Gramercy Park) 가로수를 따라 나는 오 헨리의 체취(體臭)를 느껴본다

이곳은 1864년에 문을 연 뉴욕의 가장 오래된 술집 겸 음식점으로 19세기 뉴욕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 둘째 식탁은 오 헨리가 위스키를 마시며 걸작의 크리스마스 선물 3시간 만에 쓴 곳이다

운 좋으면 그 자리에 앉아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체취를 느껴본다



  오 헨리는 예명이다

그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William Sydney Porter)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일생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나이 17살 때 에톨이라는 부유한 집안의 딸과 결혼 했지만

불행히도 29세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는 은행에서 일할 때 횡령 사건에 휘말려 도주했고 결국 3년 동안 감옥 생활을 했다

그 후 9년 동안 뉴욕 다운타운 싸구려 아파트에 살면서 열심히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일생 단편과 소설을 381여 편을 썼으며 마지막 잎새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명 작품이다

또한, 기드 모파상 (Guy de Maupassant) 의 영향을 받아 

풍자적이며 애수에 찬 서술법으로 평범한 미국인의 생활을 글로 썼다

약사의 자격증을 가진 그는 그림도 잘 그렸고 기타와 만돌린도 잘 쳐서 한때는 밴드 활동도 했다

그러나 생활고와 고독병에 시달리다 1910 65일 간 경화증과 당뇨, 심장병으로 세상과 등을 졌다

원고료를 받을 때마다 아파트 건너편에 있던 Pete's 집을 찾았다

그 덕분에 Pete's 술집은 뉴욕의 명소가 되었고 유명인과 영화배우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되었다.

 


  그의 인생은 불행했지만, 그의 저작권을 보유한 뉴욕 출판사는 

그의 소설을 계속 찍어 엄청난 수익을 올려 매년 마다 훌륭한 작가를 발굴하여 

"오 헨리의 상 (O. Henry Award)”을 준다

오 헨리가 술에 취해 허술하고 쓸쓸한 아파트로 돌아갈 때마다 하는 넋두리 말이 있었다

“Turn up the light. I don’t want to go home in the dark."

 (불을 켜라. 혼자 캄캄한 방으로 들어가기 싫다).

 





   주옥같은 그의 소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살 돈이 불과 일 달러 팔십칠 센트밖에 없는 가난한 살림의 가정

황금빛으로 물결치듯이 무릎까지 내려온 아름다운 머리채를 팔아 

남편의 금시계를 줄을 사준 아름다운 마음

솔로몬왕의 왕비 시바의 보석과 타고난 미모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탐스럽고 아름다운 긴 머리를 가진 부인의 머리핀을 사기 위해 아끼는 금시계를 판 남편의 마음

낡은 붉은 융단 위에 떨어지는 머리채를 보며 눈물을 흘리던 그녀의 마음과 

대대로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금시계를 판 남편의 마음으로 빚어진 

두 사람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

머리채를 자른 부인은 머리빗이 소용이 없고 

시계를 판 남편에게는 시계줄이 소용없게 됬지만 

그래도 행복한 그들의 크리스마스 잔치.

 


상대방에게 뭔가 줄 수 있다는 즐거움 때문에 

선물이 필요하다

선물은 받아서 좋고, 주는 맛이 더 좋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가난하더라도

서로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 자체가 최고의 선물이 된다

 


올해도 많은 분들이 사랑을 나누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시고, 또한

가득 받으시기를 기원합니다.

Merry Christmas to all of you.

 


 

크리스마스 선물, 오 헨리, Pete's Tavern, The Gift of the Ma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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