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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김혜자(nancy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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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나들이
04/17/20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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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혜자     



모든 생물이 기지개를 켜며 소리 없는 환호성을 지르는 

봄 향연이 펼치는 서울 여행을 한다

봄바람이 매섭다

사람마다 미세 먼지로 마스크를 쓰고 길을 걷는다





긴 겨울 터널을 지낸 연분홍 매화꽃이 시샘 많은 봄바람 아랑곳하지 않고 

수줍은 웃음으로 행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구름이 흐른다

응크린 어깨를 펴고 꿈을 안은 연()이 되어 

나는 바람 타고 위풍당당하게 서울 거리를 활보한다

어디선가 풀잎 향이 난다.





서울 문학 시대, 창간 33주년 동인지 30 기념 

시화전이 열린다는 소식이 왔다

시화전에 상남 성춘복 선생님 그림에 곁들여 나의 시()가 전시된다고 한다


작년 2018년 국방 문화 예술 협회 축제에 많은 예술인과 함께 

나의 시() 두 편이 국회 의사당, 인천 시청과 전쟁 기념관에서 열리는 

()와 서예, 그림, 사진 및 패션의 5대 장르의 축제에 출품했지만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여행길은 시화전에 참석하고 성춘복 선생님의 

헌송회 詩 낭송을 위한 것이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동안 미루어 왔던 어머니와 나의 절절한 사연을 담은 글을 모아 

어머니 생전에 한 권의 책으로 엮기 위한 것이다

아름다움에서 추함까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까지

운명적 선택이 아닌, 운명을 내 손으로 만들며 보낸 

축복받은 우리의 이야기를 종이 위에 담고 싶어 

서울 나들이를 결정했다.   



 

 

남산 길을 올라 전시된 화랑에 들어섰다

많은 시인의 열정을 쏟아서 창작된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음률의 시와 그림이 일렁이는 물결처럼 

꽃 구름 형상을 만들며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나의 갈증을 달랜 준다





오후 시작되면서 성춘복 선생님의 헌송회(獻頌會)가 열리며 

그분의 작품 낭송이 시작되었다

한 분씩 무대에 올라, 그분이 쓰신 시() 낭송을 한다

나도 한목소리로 낭독한다


저승에서도 그대를

성춘복 시

낭송 김혜자

 

짧으나 함께 거둔

섦은 한도 있으련만

 

늧게사 얽은 연분

이 노릇을 어찌나

 

저물어

만날 까닭이

애간장을 삭힌다.

 

혹여나 저승에서

길목을 잘못 잡아

 

그 얼굴 낮이 설어

알아보지 못한다면

 

딱해라 곤한 신세로

내 설은 녹일거다.

 

늧게 만난 부인에 대한 성춘복 선생님의 애절한 사랑의 노래였다. 



 많은 문인이 모인 자리에서 

새들의 지저귐과 계곡물 처럼, 

 낭독 목소리가 곱게 어울려 흐른다


여름날의 뜨겁던 열정, 곱게 물든 가을의 단풍과 

겨울에 눈처럼 소복이 쌓이는 외로움이 

 남산 줄기에 가득 퍼진다


세월과 나이에 떠나보낸 고향 냄새를 음미해 본다

얼마만의 고향의 정취를 느껴보나

향수(鄕愁)의 긴 여운이 소매 끝에 매달린다.



 

 

2주간 서울 나들이는 무척 바빴다

출판사에 작품을 넘기고 계약을 끝냈다

 표지와 책 속에 그림을 선정하는 것이 내 몫으로 남았다

International PEN에 등록도 했다


국방부 회원님의 환영으로 마드리드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Mozart, Vivaldi, Tchaikovsky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많은 분을 만났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냄새가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난향처럼, 멀어지는 듯하다가 

어느새 숨 막히는 향기로 마음을 휘감기도 한다





낯선 사람 아는 사람 어울려 보낸 시간

입가에 웃음으로 그들의 이름을 나열해본다.  

 

 논산 훈련소에 입대한 군인처럼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쉴 사이 뛰어 다녔다. 

이젠 떠날 때다

짧은 여행길 뛰고 달렸던 시간을 마무리할 때가 왔다

한 번 뿜어낸 열정의 불꽃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열기를 멈추자


음악가들이 말에 의하면 연주를 완성하는 것은 음표가 아니고 

음표 사이사이의 쉼표라고 한다.

 

지친 몸 가만히 가라앉을수록, 마음이 조금씩 정화되어 가는 것 같다

숨을 깊이 마셔본다


돌아가자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행복인가

시간을 비우고 다시 시간을 채워가면서 나는 잠시 멈춰야 한다

다음 정류장인 희망을 향해 다시 일어설 때까지




낮은 산 자락에도 회색 그 단절의 계절을 지나고 

눈부신 약속처럼 생명의 봄이 서울에 왔더군요.


아름답고 깨끗하고

살기 좋게 가꾸는 건강한 조국이 되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서울 나들이, 시화전, 마드리드 오케스트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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