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ncyMoore
수필가:김혜자(nancymoore)
Washington 블로거

Blog Open 04.15.2016

전체     67397
오늘방문     14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21 명
  달력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를 찾아 (United Kingdom - Stratford-Upon-Avon) 3회
09/17/2018 16:31
조회  889   |  추천   13   |  스크랩   0
IP 24.xx.xx.17

            김혜자

 

 한여름 뙤약볕이지만, 아무도 파라솔을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런던의 밝은 태양을 즐기고 있다

어제 저녁은 맥과이어(Gregory McGuire) 원작인 "위키드 뮤지컬(Wicked Musical)"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Apollo Victoria Theater)에서 관람했다

대작의 제작비로 2003년에 데뷔한 이후 최고 인기 있는 뮤지컬이다

아름다운 노래 뿐만 아니라, 무대 장치도 눈부시게 섬세했다

뮤지컬이라고 하면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생각하지만 

사실 뮤지컬의 시작은 런던에서 처음 공연된 것이다

지난번 영국에 왔을 때는 The Lion King을 관람했듯이 이번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의 학생 꿈은 오페라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나의 어머니의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이룬 꿈을 나에게 강요한 같다

어린 나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했고 예술 방면으로 진출하기를 원하셨다

작은 손가락으로 피아노 치는 것보다 밖에서 불러 대는 친구와 노는 것이 

좋아 나의 궁둥이는 들떠있었다


내가 피아노에 소질이 없다고 단정한 어머니는 홍진표 교수님에게 성악 공부를 시켰다

꾸준한 어머니의 정서적인 노력에 

나는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 꿈꾸며 학생 시절을 보냈다

음악 속에서 자란 환경 때문인지 언제나 Musical Show를 보면 

무의식 속에 잠재된 욕구 본능은 날개를 달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환상과 환희를 느끼게 한다



Wicked Defying Gravity 멜로디는 많은 대의 추억을 끌어들인다

오랜만에 희열과 환상의 소녀의 푸른 꿈으로 한여름 밤을 보냈다

나의 이글거리는 정열을 잠재우라는 듯 새벽에 소낙비가 지나갔다

햇빛도 수줍어 구름에 살짝 가린 이른 아침


지난 1천 년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평가(平價)를 받는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 - 1616)를 만나기 위해 런던을 떠난다

각국에서 모인 여행객 27명을 태운 큰 리무진 관광버스가 북쪽을 향하여 들판을 달린다.


 

세계 4대 비극(四代 悲劇)의 주인공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의 햄릿

시기와 질투가 부른 비극의 오셀로 (Othello), 

비뚤어진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 리어왕 (King Lear), 

야망의 비극 (맥베스 Macbeth)을 쓴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곳 (Stratford-Upon-Avon)을 향하여 달리고 있다

창밖에 서성거리는 푸른 들판과 아담한 시골 도시의 거리는 

화려한 도시의 분산한 삶처럼 조급함과 서두름이 없이 평화스럽게 보인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곳은 잉글랜드 중부에 

에이번이라는 강을 끼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런던과는 다른 중세적 여유와 풍요의 느낌으로 정감있게 다가왔다


셰익스피어의 출생과 유년기는 베일에 싸여있다

돈 없고 교육도 못 받고, 임신 3개월로 접어든 26살의 연상의 

앤 해서웨이(Anne Hathaway)와 결혼한 18세의 청년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욕망의 갈등을 

24년의 작품활동으로 38편의 희곡과 시집으로 세계 문인의 연인이 되었다

천재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의 생활을 접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마구 뛴다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세계를 향한 꿈을 안겨준다.



Stratford-Upon-Avon 아담한 에이번 강변


7세기경부터 발달한 시장 중심 도시라고 하지만

반나절이면 다 볼 수 있는 작은 마을에서 세계를 뒤흔든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태어났다

그러나 그에 대한 명확한 기록이 없고 유아세례 기록으로 태어난 날을 추정할 뿐이다

때로는 가공의 인물일지도 모른다는 가설도 있다

그가 쓴 희곡과 같은 시기에 태어난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나

극작가 트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가 

실제 인물이라는 억측까지 떠돈다.  


셰익스피어 생가의 정원


어느 곳에도 셰익스피어가 교육을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훌륭한 인문학교에 다녔으나 

가세(家勢)가 기울어 학업을 중단했다

전혀 공식 교육을 받지 않은 시골, 가죽공의 아들인 셰익스피어가 

전문적인 공부를 해야만 나올 수 있는 천문학, 군사, 의학, 법학, 종교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작품 속에 완벽하게 쓸 수가 있었을까

가끔 독학으로 지식을 얻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400년 전 도시도 아닌 

스트라트포드 시골에 그런 책을 접할 수 있었을까

배우들에게 열망의 배역(配役) 대상이 되는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극() 중에서 

가장 인기 좋고,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이다

내가 본 덴마크 4대 비극 중의 하나인 

크로보로 성 (Krouborg Slot -일명 햄릿 성)에도 가 본 적이 없는데 

과연 천재적인 상상력으로 햄릿의 귀족 사회와 궁중의 관습과 예법을 완벽 구사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렇게 셰익스피어를 의심하는 사람들을 옥스퍼드파로 불리고 

셰익스피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스트라트포드파라고 지칭한다

그러나 옥스퍼드파의 사람 질투와 의문이 계속되도 

셰익피어 고향의 거리는 온 세계에서 관광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집을 방문하기 전 

나는 퍼스트 폴리오 (First Folio)을 제일 먼저 찾았다

퍼스트 폴리오는 셰익스피어 희곡 38편 중 36편이 실린 전집이다

셰익스피어 죽은 7년 후 1609,그 당시에는 희곡을 모아 출판하던 시대가 아니지만

그의 친구인 존 헤밍(John Heminges)과 헨리 콘델(Henry Condell)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집을 발간하였다

판권에 대한 개념이 없던 시대지만 생각지 않았던 출판에 

성공한 두 친구는 큰돈을 벌었다

모두 1천 권을 출판했고, 현재 남아 있는 폴리오는 228편으로 

세계 각국 도서실에 소장되어있다.



 

무엇보다 역사와 전통의 셰익스피어 생가를 방문한 것만으로 가슴은 뛰었다

어디서 그런 아름다운 문구들이 탄생하였는지

그의 체취를 구석구석에서 느끼고 싶고 그의 정서를 만나고 싶었다




많은 소품들로 장식된 셰익스피어 생가



이층 가족 침실 방



셰익스피어 아버지는 피혁 상인으로 부유하게 살았고

마을 회계 담당과 시장까지 지낸 사람이다.


아름다운 정원 무대에서 펼쳐지는 그의 희극과 비극을 지켜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샤일록이 나타나고

때로는 햄릿의 가장 유명한 대사를 비탄과 그리움의 표정으로 

울부짖는 눈빛과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햄릿이 호레이쇼에게 말한 것처럼 하늘과 땅 사이에는 

우리의 철학으로는 상상도 못 할 일이 수없이 많다.


그렇다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인간의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삶의 모습을 예리하게 셰익스피어는 우리에게 감동과 전율로 전하고 있다

이것이 연극인 줄 알지만, 그 속으로 빠져든다

그것이 바로 셰익스피어가 우리에게 주는 마법의 손길이다

그의 작품은 자연을 비추는 거울

(the mirror up to nature, Hamlet 3.2.22)이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큰 딸(Susannah)과 의사 사위(John Hall)가 살던 Hall’s Croft 

소박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17세기의 고전 가구가 놓여있고 진료실도 볼 수 있다.



세상에 모든 아름다운 문장과 수천 가지의 관용구와 새로운 단어로 

비극마저 아름답게 써 내려간 셰익스피어와 가족이 잠든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식된 홀리 트리니티 교회(Church of the Holy Trinity)는 

일요일 예배로 여행객의 방문이 허락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Stratford-Upon-Avon 마을에 점점 어둠이 깃든다

노을 진 붉은 여름 하늘을 보며 셰익스피어의 정형 시를 읊어본다.

 

 Sonnet 18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By William Shakespeare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d;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Nor shall death brag thou wander’st in his shade,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내 그대를 한여름 날에 비할 수 있을까?
그대는 여름보다 더 아름답고 부드러워라.
거친 바람이 5월의 고운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의 빌려온 기간은 너무 짧아라.
때로 태양은 너무 뜨겁게 내리쬐고
그의 금빛 얼굴은 흐려지기도 하여라.
어떤 아름다운 것도 언젠가는 그 아름다움이 쇠퇴하고
우연이나 자연의 변화로 고운 치장을 빼앗긴다.
그러나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퇴색하지 않고
그대가 지닌 미는 잃어지지 않으리라.
죽음도 자랑스레 그대를 그늘의 지하세계로 끌어들여 방황하게 하지 못하리.
불멸의 시구 형태로 시간 속에서 자라게 되나니.
인간이 살아 숨을 쉬고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한
이 시는 살게 되어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라.

 

[피천득 옮김셰익스피어 소네트]

 

어느 각도에 빛을 비추느냐는 인상파 화가 모네의 그림처럼 

서서히 몰려오는 석양빛을 받으며 셰익스피어 시인의 고향길을 떠난

세계 최고의 극작가를 탄생시킨 Stratford-Upon-Avon에 어둠이 몰려온다. 

여름의 찬란한 빛은 잠시 있다가 사라지지만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시는 영원히 빛날 것이다

그리고 온 세계가 열광하는 

그의 아름다운 무대는 영원히 막이 내리지 않을 것이다.






셰익스피어, Stratford-Upon-Avon, Sonnet 18
이 블로그의 인기글

셰익스피어의 발자취를 찾아 (United Kingdom - Stratford-Upon-Avon) 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