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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김혜자(nancy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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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소박한 버킷 리스트 5개
01/17/201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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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나의 버킷 리스트는 30년 전부터 구상된 것이지만, 남편은 그동안 통 관심이 없었다

나의 강요 아닌 강요로 남편은 배당된 10개 중 5개를 선정했고 5개를 나에게 양보했다

그의 버킷리스트는 아주 간단한 것이다.



Butte, Montana 


첫 번째로 원하는 것은 유아 시절을 보낸 구리 광촌인 

몬타나주, 뷰트에서 독립기념 행사를 보는 것이다

축제의 행렬 뒤를 따라서 동네 친구와 함께 성조기를 들고 

행진하는 것이 무척이나 즐거웠다고 한다


남편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이스크림은 특별한 날만 먹을 수 있기에 

독립기념일을 무척이나 기다렸다고 했다

독립기념일이 일 년에 몇 번씩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날만은 아이스크림을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버켓리스트는 손쉽게 이루워졌다

우리는 하루 전날 몬타나주, 뷰트에 도착하여 다음 날 

시내 중심가에서 독립기념일축제 행진을 보았다






어머니 손 대신 나의 손를 잡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불꽃놀이를 보았다

내가 전에 본 불꽃놀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초라한 것이지만 

남편의 눈에서는 생기가 돌았다




남루한 옷에 짝짝이 양말을 신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신나게 떠들며 불꽃놀이를 쳐다보는 어린 소년을 그려본다


한 폭이 수채화처럼 닥아와 찡한 전율이 한동안 가슴을 적시었다.




이탈리아 사람인 할아버지가 만든 포도주의 향긋한 냄새가 배어있던 

작은 판잣집 산동네 골목을 나의 손을 잡고 누볐다


부활절에 어머니가 색색까지 물감을 들여 준 병아리가 얼어 죽어 

서럽게 울었던 세 살 적의 슬픔


큰 나무통속에 가득 담긴 포도를 밟아 무릎까지 포도물이 들었지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마취 신나게 통속에서 춤을 추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 

웃는 그의 눈에 이슬이 맺힌다.


세월과 함께 옛 판잣집은 어느 곳에도 없는 골목길을 내려왔다. 

   그의 가슴속에 담긴 이야기는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끝이 없이 이어진다

어릴 때 단순한 삶이 무척 그리운가 보다.    




그의 두 번째 버킷리스트는 같이 자란 사촌과 함께 

몬태나주 금광 채굴 하는 것이다


다음 해 여름 그의 두 번째 버킷리스트가 이루어졌다

금을 꼭 캐서 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사촌과 함께 긴 자동차 여행을 떠났다



No Gold Nuggets Found!


빈손으로 돌아온 남편은 어릴 때 부모와 금을 찾아 떠났던 옛날과는 달리 

산골 텐트 속에서 지낸 일주일이 무척이나 불편했다고 한다


폐광된 광천에서 금을 찾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일과 같다. 

그러나 가슴에 가득 넘치도록 남겨있던 회포를 나누었으니

Gold Nuggets 와 바꿀 수 없는 더 소중한 시간을 나누고 돌아왔다. 


그의 두 번째 버킷리스트는 이렇게 끝났다




남편의 세 번째 리스트는 오래전부터 수집하던 

Morgan Silver Dollar Uncirculated (1878-1921)를 완성하는 것이다


60개의 Silver Coins 은 2013년에 모두 수집되었다.  

그의 세 번째 버킷리스트도 성공적으로 끝 매듭을 했다.


지금 Morgan Silver Dollars 는 

Bank Safe Box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그의 네 번째 리스트는 어렸을 때 갖고 싶었던 

Ford Mustang Year 1968년의 Collection Classic Car를 수집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수소문한 끝에 New Mexico에서 꿈에 그리던 네 번째 리스트를 갖게되었다

 



Vancouver, WA, Cruise the Couve 이라는 Classic Car Show가 매년 열린다.

여름마다 남편은 Car Show에 참석하며 즐거워 한다.












앞으로 베트남 징병 되었던 호찌민 시(Ho Chi Min City) 옛 도시 사이공 

방문(2018년 겨울 예정)으로 남편의 5개의 리스트가 완성될 것이다


남편의 버킷리스트는 나의 것에 비교해 실용적이고 간편한 것이다


나의 버킷리스트처럼 세계 동서남북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고

5번째 베트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 국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모두 소박한 옛날과 연결되어있다. 

어머니와 가족을 그리는 그의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과 감수성이 눈물 겹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독립기념일 날 불꽃놀이의 고향을 찾았고

사촌들과 금광을 캐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할아버지가 장손에게 주신 Silver One Dollar가 

귀중한 유물로 남아 Coin Collection을 시작했다

젊음이 한창이었던 1968년도 Ford Mustang는 그의 Dream Car였다. 

그의 Dream 이루어 졌다. 


남편의 성격은 무뚝뚝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노스탈자(Nostalgia)의 

응어리가 깊은 가슴속에 감추져 있다.  


세속에 살아가면서도 눈망울 해맑게 초롱초롱하던 

옛날을 그리는 향수의 감정이 

나보다 더 섬세하다



Presidio of San Francisco, September 1993



지난 2017 12월로 남편은 완전히 퇴직했다

신문돌리기를 했던 9살부터 쉬지않고 50년 넘게 일을 했다

그동안 몇 번의 퇴직도 했지만 전 사무실 요청으로 다시 복귀하곤 했다. 

오래도록 끝나지 않았던 삶의 무게만큼 무거웠던 일을 지난 해로 끝맺음 했다


나도 33년 동안 직장생활을 했지만, 돈은 써야 한다는 생각이고 

남편은 돈을 차곡차곡 저축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어려서 고생이 밑바닥의 거름이 되어있어 

언제 닥칠지 모르는 Raining Day를 늘 생각한다.


나의 7대 불가사의 하나인 (요르단 페트라두바이)를 위해 

남편은 2년 간 Kuwait 원정 근무도 주저하지 않았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무술년 2018년의 아침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이 시간

붉은 해 떠오르는 찬란한 올 해. 그의 퇴직의 계획은 알 수 없지만

남편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바란다.

그가 지금까지 건실하게 살아왔듯이 먹구름을 밀어내는 그의 용기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새날을 펼쳐 본다.

 




남편의 버킷리스트, 4th July 불꽃놀이, 정년 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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