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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김혜자(nancymo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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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의 세계로 - 출판 여행기 (17탄)
09/09/20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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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기차 마을에서 여행은 계속된다. 길은 강을 따라 나선다. 강을 따라 달릴 때 가장 아름답다. 국도 17번은 섬진강의 강 허리 위를 달린다. 유하면서도 조용히 흐르는 섬진강 곡선처럼 길은 아름답고 조용하다. 철도도 강을 따라 직선을 포기하고 곡선으로 이어진다.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철도를 따라 나도 동심의 세계로 향한다.  







이곳 기차 마을에는 50년대 풍광을 재현해놓은 영화 세트장이 자리 잡고 있다. 종로고깃간 집, 사진관, 전당포, 국밥집을 비롯해 옛날 영화의 간판이 걸려있는 영화관도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곡성 오일장도 명물이 됐다. 끝자리 3, 8일에 서는 전통 장에서는 할머니들이 보따리를 들고 나와 야채와 나물 등을 풀어놓는다. 섬진강 기차 마을을 구경 왔다가 전통 장까지 담아간다. 과거로 묻혔던 ‘열차’를 되살리자 곡성의 ‘미래’가 밝아진 셈. 느림의 미학이 빠름의 경제학을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을 섬진강 기차 마을이 보여주고 있다.

 

섬진강 기차 마을은 몇 년 전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인정받은 곳이고, 2012년에는 CNN 방송국에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으로 선정된 곳이다.




  강바람을 가르는 기적 소리가 울린다. 기차를 타 본지 얼마만 인가?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 방학이 오면 애띤 소녀가 집으로 가는 부산행 기차를 탄다. 철거덕 철거덕 기차는 달린다. 양지바른 언덕 위에 낮은 초가집 주인이 멀리서 손을 흔든다. 작은 역에서 한 사람 내리고 또 한 사람이 탄다. 기차는 쉬지 않고 달린다. 차창 밖으로 작은 집들이 스쳐 지나가고 저녁 등불이 커진다. 마음은 벌써 종착역에 와 있다. 떠나는 사람 잘 가라고 손들어주고, 오는 사람 반갑게 손 잡으며 맞이하던 그때를 그려본다.  




옛 곡성역은 전라도의 곡식을 실어가기 위해 생긴 역또는 섬진강의 고운 모래를 실어가던 역이라 한다. 역 앞에는 일본인이 쓰던 양곡 창고가 남아있다. 곡성 도시 이름에 곡식 곡()자를 쓸 정도로 이곳 땅은 비옥하다.


곡선 대신 직선철도인 전라선이 생긴1999년 이후 곡성역이 제 기능을 잃었다. 섬진강을 따라 S자로 흐르는 철도가 속도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곡성군은 2005년 옛 곡성역과 철길13.2Km를 매입하여 구역사 주변을 옛 모습으로 복원하고 간이역을 설치하였다.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미니 기차, 철도 자전거 등을 제작하여 관광명소로 새롭게 단장했다.


철도 자전거는 섬진강 기차 마을 내에서 자전거를 타듯 덜컹덜컹거리며 철로 위를 달리는 색다른 경험이다.




  침곡역에서 레일 바이크 2인승과 4인승중에 하나를 고른다. 먼저 안전 교육을 받고 탑승한다. 레일 바이크는 가정역까지 길이 5.1Km 달린다. 철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여행은 시작된다. 철길 옆에는 멋진 섬진강 풍경을 만날 있다.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만발한 철쭉꽃의 향기를 맡으며 달리는 환상적인 레일 바이크를 타는 기분은 다른 신선한 여행 체험이었다.

 




강바람 맞으며 과거의 동심을 불러온다.


손을 높이 들고 환호의 소리도.


덜컹거리는 열차 자전거 리듬,


여유있는 강의 흐름과 어우러지고.


아름답고 매혹적인 철길을 따라 사랑도 날아간다.


 


페달을 구르는 발길의 힘이 빠진다.


속도가 늦어지지만 마음은 즐겁다.


그만큼 섬진강의 풍경을 많이 담아갈 있기에.


화창한 봄날의 기운을 마음껏 만끽하면서,


동화 그림 속으로 왕자와 함께 달린다.





사랑기차 


너와 나 
사랑여행을 떠난다 
합승한 승객은 
설레임, 기쁨, 두려움들 
열차는 너무 빨리 달리고 있다 


너무 빨리 
어떤 이들은 
금세 이별역에서 
어떤 이들은 고민역에서 
또 어떤 이들은 결혼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나는 
아무 역에서도 
내리고 싶지 않다 
너와 함께라면 
영원히 달리고 싶다


(이용채·시인)


곡성, 기차마을, 섬진강, 사랑기차, 김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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