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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고치지 못하는 인간성
06/02/2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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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고치지 못하는 인간성

                                                                     

   조선 선조 때 임진왜란 이후 몇 년에 거친 전쟁 끝이어서 세상은 인심이 무척이나 각박했었다. 인심이 흉흉하고 백성들은 굶주려 목구멍에 풀칠하기도 어려워 칡뿌리나 소나무 껍질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겨우겨우 연명하기 일쑤였다.

 

이때 전라도 땅에 사는 오천석(吳千石)이란 사람이 한양에 살고 있는 친구 맹사달(孟思達)을 찾아갔다. 이 두 사람은 임진왜란전에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사이였다. 자신들 입으로 붕우유신·관포지교를 운운하며 주위에 자신들의 우정을 과시하곤 했던 사이이기도 했다.

전라도 땅 오천석은 당시 근근이 목구멍에 풀칠하는 정도였고 한양 사는 맹사달은 비교적 부유했지만 임진왜란으로 가세가 많이 기울어지기는 했으나 먹고사는 것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때 같은 선생 밑에서 동문수학을 한 처지라 우정도 우정이지만 학문도 비슷한 실력이었다.

 

전라도에서부터 걸어서 한양에 도달한 오천석은 매우 지쳐있었다.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점잖게 대문을 두드리자 꽤나 똘똘해 보이는 하인 한 사람이 뉘시오? 어떻게 찾아 오셨우?”라고 묻는다. 친구사이라고 하자 머슴이 안내하여 주인에게 데려간다. 몇 년간이나 못 보던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데 의외로 맹사달은 대면 대면했다. 몇 년 사이에 사람이 바뀐듯해서 오천석은 기분이 나빴지만 워낙 험한 시절을 보냈으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오천석은 먼 거리를 걸어왔고 여독이 풀리지 않은데다가 허기마저 들어 입에서는 금방이라도 여보게 나 밥 한술 주게!”하고 싶었으나 그래도 양반 체면에 차마 그럴 수가 없어 혼자서 끙끙 배고픔을 참고 있었다. 그때 맹사달의 부인이 들어와 인사를 나누는데 부인도 역시 오천석을 그리 반기는 인상이 아니었다. 왜란전 같으면 먹기 싫다는 음식도 억지로 권하던 맹사달이 전쟁 통에 마음이 바뀐 것 같아 서운했으나 하도 허기가 지는데다가 밥 먹자는 말이 없어 오천석은 슬쩍 맹사달에게 지금 시각이 몇 시각이나 되었을까?”라고 묻자 午時(오시:오전11~오후1)넘어 未時(미시:오후1~오후3)에 접어든 것 같네!”라고 말하고 뒷말이 없었다.

이때 맹사달의 부인이 방으로 들어와 남편에게 파자법으로 ~ 서방님. 인량복일(人良卜一) 이오리까?”라고 묻자 남편인 맹사달이 재빠르게 월월산산(月月山山)이라!”고 응답했다. 잠시 어리둥절해 있던 오천척이 이 소리를 알아듣고 불같이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대문 밖으로 나오며 예끼! 이런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고! 어디 친구에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에잇! 퉤퉤! 일소인량(一小人良)이다!”라고 울분에 얼굴이 붉어진 채 소리쳤다.

 

이에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예의 그 똘똘한 인상의 머슴이 선비님 말씀이 맞습니다! 어찌 저럴 수가 있단 말입니까?”라고 하며 아는 체를 한다. 오천석이 머슴에게 네가 제법 문자를 아는 모양이구나!”하니 저는 비록 지금 이 집의 하인 노릇을 하며 밥을 얻어먹고 있지만 예전에는 양반가의 자손이었습니다. 제가 요즈음 역술 공부에 한참인데 양반님 관상을 보니 머지않아 큰 부자가 되실 터이고 우리 집 주인은 아마도 쫄딱 망해 거지가 될 상입니다. 너무 분해하지 마십시오!”라고 한다.

오천석이 친구와 친구부인에게 한 말에 대해 어찌 이해했냐고 물으니 제가 밖에서 들어보니 우리 주인 부인께서 인량복일(人良卜一)이라 하던데 이는 인량(人良)을 합쳐보면 밥식()자가 되고 복일(卜一)을 합치면 윗상()자가 되니 이는 밥상을 올릴까요?’라고 묻는것이고 주인 마님이 월월산산(月月山山)이라 답한 것은 월월(月月)을 합치면 벗붕()자가 되니 친구를 의미하고 산산(山山)을 합치면 나갈출()자가 되니 결국 친구가 나가고 난 뒤에 밥상을 올리라는 뜻이 아닙니까?”라고 답한다.

그리고 이어 선비님께서 일소인량(一小人良)이라 하신 것은 일소(一小)를 합쳐보면 아니불()자가 되고 인량(人良)은 글자 그대로 어진 사람이라는 뜻이니 어질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 아닙니까?”라고 덧붙였다.

 

오천석은 똘똘해 보이는 머슴과 하직하고 한양에 사는 다른 친구를 찾아갔다.

훗날 머슴의 예언대로 오천석은 행운이 겹쳐 큰 부자가 되었고 맹사달은 불운이 겹쳐 거지꼴이 되고 말았다. 오천석에게는 이런 맹사달을 실컷 비웃어주고 복수해 줄 수 있는 기회였으나 오천석은 이렇게 하지 않고 큰 재산을 떼내어 맹사달을 도와주었다. 이런 착한 마음을 쓰자 오천석의 재산은 더더욱 불같이 불어났다.

맹사달은 크게 후회하고 예전의 실책을 오천석에게 깊이 사죄했는가? 전혀 그게 아니었다. 맹사달은 아니? 이 친구가 나를 어떻게 본거야? 지 재산이 얼마인데 나를 요렇게(?)밖에 못 도와줘? 참 쩨쩨한 친구네!”라고 하며 오히려 오천석을 비난하고 다녔다. 그러나 벌을 받아서인지 열병에 걸려 병 치료를 하느라 오천석이 도와준 돈을 다 까먹고 말았다. 다시 거지꼴이 된 맹사달을 주의 친구들은 은혜를 모르고 자신의 죄를 깨닫지 못하는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다.”라고 하며 고소해했다.

이 소식을 들은 오천석은 부처같은 측은지심을 다시 발휘하여 또 한번 맹사달을 도와주었다. 이때는 맹사달도 조금 반성하는 기색이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거부가 된 오천석을 시기하여 자신도 오천석 못지않은 부자가 되보려고 미곡 투기에 나섰다가 쫄딱 망하고 객사하고 말았다한다.

이래서 한번 개고기는 영원한 개고기라는 말이 있는듯하다.

 

                                            자료제공 :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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