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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만 하면 남자가 죽는 팔자
03/06/20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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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만 하면 남자가 죽는 팔자

강수연씨는 서해안 바닷가 어느 가난뱅이 어부의 큰 딸로 태어났다. 겨우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는 1학년을 다니다 말았다. 집안 형편상 부모님을 도와 가사 일에 어린나이부터 매달려야만 했다. 주렁주렁 달린 동생들의 뒤치닥거리는 큰딸인 강수연씨의 몫일 수밖에 없기 때문 이였다. 23세 때 이웃에 사는 아주머니의 중매로 마氏 성을 지닌 남편과 결혼을 했다. 마씨는 전형적인 뱃사람 이였다. 결혼 후 얼마 있다 남편은 부산에 가서 원양어선의 잡부가 되었다. 고향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먹고 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고심 끝에 내린 결정 이였다.

강수연씨는 처음에 반대했으나 어쩔 도리가 없었다. 둘 사이에 딸이 하나 태어났고 남편은 짧아야 몇 달에 한번 길면 일 년에 겨우 한번 집에 들어와 한두 달 뒤에는 배를 타러가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 생과부나 다름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왔다. 남편이 바다 한가운데서 작업중 실족하여 사망했다는 소식 이였다. 땅을 치고 통곡해봐야 소용이 없었다.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남편이 제대로 된 회사 정식 소속의 직원이 아니라 임시계약 직인 잡부여서 위로금 몇 푼 받고 끝 이였다. 몇 년을 딸 하나 키우며 근근히 살아가다 부모의 권유에 못 이겨 다시 만난 사람이 막노동을 하는 박씨였다.

나이 40이 가깝도록 장가도 못간 노총각도 아닌 늙은 총각 이였다! 박씨와의 사이에서도 아이가 태어났는데 또 딸 이였다. 그런데 박복한 팔자는 어찌할 수 없다고 남편 박씨마저 공사장에서 일을 하다가 무너지는 벽돌에 깔려 죽고 말았다. 너무나 기가 막혀 눈물마저 나오지 않았다. 팔자를 한탄하며 죽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던 차에 친정어머니가 억지로 강수연씨를 끌고 어느 유명한 역술가에게 데려갔다 한다. 역술인은 강수연씨의 사주팔자를 한참이나 들여다 본 뒤 “극부지명(剋夫之命)이라 벌써 남편을 둘이나 잡아먹었을 터인데 아직도 두 명은 더 잡아 먹어야할 운명이니 이를 어쩌노!”하였다. 친정엄마와 강수연씨는 놀래서 입을 쩍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꼭 옆에서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놀랍지만 앞으로도 두 명이나 더 잡아먹어야 한다는 끔찍한 소리에 정신 줄을 놓을 만큼 놀랠 수밖에 없었다.

놀라고 실망하여 몸을 못 가누는 강수연씨 옆에서 친정어머니가 악을 썼다.

“아니 뭐라구? 두 명을 더 잡아먹는다고? 어디서 그런 흉악한 아가리를 놀리는 거여! 아가리를 쫙 찢어놓아야 속이 풀릴 터인디 그럴 수도 없고 내가 참는 겨! 어디다 대고 그런 악담을 하는 겨!” 분이나 씩씩거리는 친정엄마를 애써 말리고 역술인 집을 나섰는데 눈앞이 노랬다고 한다. 역술인의 말이 맘에 걸리기도 했지만 강수연씨 자신 또한 또 다시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애비없는 두 딸을 키우며 작은 식당을 꾸려나가며 호구지책을 삼았다.

두 딸은 친정엄마가 맡아서 키워 주다시피 했기에 가능한 일이였다. 이렇게 몇 년을 지냈는데 식당 근처에 있던 농협에 근무하던 강씨가 적극적으로 접근해 왔다. 몇 년 전 사별하고 혼자서 딸 하나 키우며 살아가는 홀아비였다. 식당 단골손님으로 오래지내다보니 가까워졌고 서로의 비슷한 처지를 알고 난 뒤 서로를 측은히 여겼다. 비가 와서 식당이 한가한 어느 날 둘이 식당에 마주 않아 소주를 마시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었다. 강씨도 마침 휴가중이여서 대낮부터 마신 술이 저녁때까지 이어졌고 그날 밤 남녀의 선을 넘고 말았다.

젊은 나이에 몇 년을 독수공방하다가 한번 터진 봇물은 이후 거침이 없었다.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결심은 눈 녹듯이 사라지고 결국 두 사람은 살림을 차렸다. 여기서 또 딸이 하나 태어났다. 두 사람은 매우 행복했다. 강씨가 매우 성실하고 다정한 사람이여서 강수연씨는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진한 행복을 이제야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운명은 그들의 행복을 놔두지 않았다. 딸이 태어난 그 다음 해 여름날 온 식구가 해수욕장에 놀러갔다. 강씨가 전처에게서 낳은 딸과 성이 다른 기존의 두 딸, 새로 태어난 아기까지 여섯 식구가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해수욕장에 머물기로 한 마지막 날 강씨가 바닷가에 들어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필요한 물건을 사러 어디 잠시 다녀오느라고 안 오는 줄 알았는데 어둑어둑 해지도록 나타나질 않자 급하게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긴급히 수색에 나섰고 수색한지 이틀 만에 시체를 건져냈다. 경찰은 심장마비로 익사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가혹한 운명이라도 이럴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하여 세 번째 남편과도 사별한 강수연씨는 모든 것을 체념하고 아이들 양육에 힘썼다. 강씨 전처소생의 딸은 소식을 들은 친모가 데려갔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게 사별한 남편들에 대한 의무라고 여기고 혼신의 힘을 다해 딸들을 키웠다.

다행히도 딸들은 잘 자라주어 보람이 있었다. 강수연씨가 미국으로 시집온 큰 딸의 성화에 못 이겨 미국에 오고난 뒤 필자를 찾았을 때 강수연씨의 사주팔자를 보고 필자가 건 낸 첫마디도 “剋夫之命(극부지명)의 가혹한 팔자입니다. 결혼은 3번 정도 하셨겠고 앞으로 한 번 더 결혼의 기회가 있을 겁니다.”였다. 이 소리를 듣고는 깜짝 놀라 펄쩍뛰며 몸서리를 쳤다. “아이고!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마세요! 놀래서 몸이 다 떨립니다!” 정색을 하며 손 사례를 치는 강수연씨 운명 속에는 필자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또 한 번의 결혼 운이 있었다. 믿기 어려운 희귀한 사례이지만 분명 있었던 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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