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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꾼 대부호가 쪽박신세로 전락
02/06/2017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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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꾼 대부호가 쪽박신세로 전락

오래전 일이다. 80대의 노인분께서 필자를 찾았다. 비록 연로하셨으나 풍모가 매우 건장하셔서 젊어서 힘 꽤나 쓴 분처럼 보였다. 눈코입이 크고 뚜렷하여 젊은 시절 무척이나 미남이셨을 것 같은 노인이셨다. 태도 또한 매우 진중하고 점잖으신 분이였는데 아무 말씀없이 자신의 사주팔자를 보고 싶다하며 생년월일시를 말씀하신다. 己巳年 庚午月 丙午日 甲午時에 태어난 명이다. 운은 역행하여 己巳 戊辰 丁卯 丙寅 乙丑 甲子로 흐르고 있다.

이 사주팔자에는 지지(支地)가 전부 午火 巳火로 구성되어 있는 구조여서 丙火日柱가 매우 신강하다. 월간에 하나있는 재성 庚金을 用神(용신)으로 봐야할 것 같았다. 이 庚金이 왕성한 비겁에 의해 파극 된 듯 하나 식상이 생재하여 <식상 생재격> 사주팔자가 되었다. 하지만 사주에 水의 기운이나 습토가 없어 사주가 매우 편고해졌다. 허나 년 월주에 길신이 있고 초년의 대운이 식상의 희신 운이므로 부모의 유산이 풍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부를 유지할 수 있겠으나 중년의 丁卯대운이 매우 불안해 보인다. 이후 계속 운의 흐름이 나쁘니 팔경 크게 파재하고 이후 빈곤이 계속이어졌으리라 보인다.

이분의 팔자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일람한 뒤 필자 왈 “어르신의 팔자는 전형적인 선부후빈의 팔자라 할 수 있습니다. 초년에는 부모님의 부를 이어받아 호의호식하셨겠지만 중년기 이후부터는 운이 매우 나쁘게 작용하니 그 재산을 다 없애고 고생 꽤나 하시며 지금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신가요?” 하니 노인분 잠시 놀라는 기색이시더니 한숨을 가늘게 쉬신 뒤 “지금까지 살아온 팔십평생 인생이 다 나의 팔자소관이군요!” 하시곤 지긋이 눈을 감으신다. 이분은 전주일대의 유명한 땅 부자인 부친의 외아들로 태어나셨다. 위로 형님이 두 분 있었지만 어려서 홍역으로 모두 잘못되어 막내였던 이분이 외아들이 되었다.

나이차이 많이 나는 배다른 누이 분들도 있었지만 모두 찬밥신세였고 오로지 이분만 금지옥엽으로 키워진다. 친척 어른에게 천자문과 동몽선습 등을 익힌 뒤 소학교에 다니게 되자 그 당시에는 보기 드문(군 전체를 통틀어 3대밖에 없다는) 자동차를 타고 등하교를 했다. 당시는 운전기술을 지닌 이도 드물었고 운전사는 금테 두른 모자에 제복까지 갖추고 위세가 등등했는바 이런 운전기사의 호위 속에 등하교를 하면 교장선생님 이하 교직원 및 전교생이 고개를 빼들고 이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곤 했다한다. 원체 타고나기를 기골이 장대하게 타고난데다가 사시사철 보약을 해먹인 덕에 성장도 빨랐고 기운도 천하장사였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늘 아이들의 대장노릇을 했고 당시는 춥고 배고픈 아이들이 많을때인데 이런 아이들은 수십명 이끌고 집에 데려와 한상 떡하니 차려 먹이기를 즐겨했다고도 한다. 소학교 졸업 후 경성으로 유학 가서는 일찍이 조숙하여 기생집을 드나들기도 한다. 아버지도 당시 막석꾼답게 첩을 여럿 두고도 기생집을 좋아했는데 이런 풍류기질은 아버지를 닮아서 인가보다 하며 껄껄 웃기도 하셨다. 이런 풍요로움 속에 대학까지 졸업한 뒤 아버지의 허가를 얻어 큰 규모의 방직공장을 인수운영하기 시작했다. 운 때가 맞아서인지 사업도 승승장구하여 매년 큰 규모로 확장을 거듭하니 청년 실업가로서 장안에 이름이 쩌렁한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유산까지 더하니 이분 앞에 거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중년에 들어섰을 때 당시로는 보기 드문 큰 화재를 겪게 되는데 운이 기울 때여서 그런지 그동안 잘도 부어오던 보험이 만기됐는데 차일피일 계약연장을 며칠 미룬 그 사이 절묘(?)하게도 불이 나서 보상한 푼 못 받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피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큰 타격임에도 불구하고 워낙 아직도 남은 재산이 많아 보기 좋게 재기해보이려 시작한 건축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나서 인부가 여럿 다치고 죽는 악운이 연이어 닥친다. 이런 사업 저런 사업 계속 손을 대었지만 기가 막힐 정도로 연속되는 불운 속에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그 많던 땅도 스물스물 녹아버렸다.

결혼도 3번해서 3번 다 깨졌다. 이 배 저 배에서 태어난 자식들이 3남 3녀였는데 하나 같이 아버지와 의절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완전 알거지가 된 60대 초반 미국에 오게 되었다. 그나마 인연이 끊어지지 않았던 먼 친척이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대형 그로서리마켙)에 채용을 해 주어 가능했던 것이다. 60이 넘어 홀홀단신 빈털터리로 미국에 와서 보니 한숨만 나왔다고 했다. 준재벌이였던 자신이 이토록 늙고 지쳐 ‘뒷방 늙은이’신세가 되어 골방에 누워있자니 울화통이 터졌지만 어쩔 도리 없이 적응해서 지내게 된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 했던가? 아무튼 죽지 못해 사는 삶을 살다보니 어느덧 세월은 흘러흘러 지금에 이르렀다고 했다. 80이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좋은 시절이 다시 올 수 있는지를 물으신다.

물론 그런 일은 없을듯했으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에게 가혹한 말은 할 수 없어 “앞으로 더 나빠지실 일은 없을 겁니다. 희망을 가져보세요! 그토록 계속되는 불운을 겪고도 건재하셨는데 무슨 더 나쁜 일이 있겠습니까?” 라는 말로 위로해 드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은 자신의 팔자대로 살아간다. ‘팔자이기는 장사는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네 인생에 있어 운의흐름은 어쩔 수 없는 파도와 같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사나운 날에는 최대한 움츠리고 청명하고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열심히 노를 저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인생에 순응하며 자족하면서 사는 삶이 가장 현명한 삶의 자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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