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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 식당
12/05/201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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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의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업무배치를 받은지 한달만에 퇴직을 고려했습니다. 신입사원이라고 허드렛일만 시키는 것도 못마땅했지만, 월급은 정말 불만이었습니다. 한달에 삽십만원도 안되는 월급은 학교다니며 간간이 파트타임으로 벌던 것보다도 못했습니다. 부서의 과장님께 퇴직의사를 구두로 말씀드리고는 다음날 아침 철회했습니다.

 

몇달씩 놀면서 미래를 생각해 배짱이 없었던 것이 진짜 이유였지만, 한번 뱉은 말을 걷둬들일 명분이 필요했습니다. 밤새 고민한 끝에 자기 합리화에 성공했습니다. "회사때문에 매일 공짜로 먹는 음식을 돈으로 계산하면 월급의 몇배가 넘는다. 회사를 그만두면 이런 혜택도 같이 없어진다." 회사 구내식당에서는 매일 점심을 공짜로 제공했습니다. 항상 고기 반찬이 있었습니다. 잘사는 저녁상에 올라 반찬들이었습니다.

 

손가락 마디만한 소고기 덩어리가 스무개 가까이 들어있는 김치찌게는 당시 충격적일만큼 사치스런 음식이었습니다. 오후 5시에는 야근하는 직원을 위해 밤참도 준비됐습니다. 이름이 밤참이지 반듯한 식사 메뉴였습니다. 업무가 끝나면 거래선에서 접대도 받았습니다. 등심구이에, 일식에, 양주까지, 학생때는 꿈도 못꿔보던 음식들이었습니다. 접대가 없는 날은 회사근처 맥주집에 들렀습니다. 비용은 물론 회사가 부담했습니다.

 

구글을 필두로 샌호세의 IT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구내 식당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습니다. 스낵이나 햄버거, 음료수는 물론, 고급 식당에서 수십 달러를 내야 먹을 있는 음식까지 수백종의 음식을 하루 종일 제공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 공짜입니다. 회사는 모든 비용을 공제받을 있고, 직원들에게는 세금을 내야하는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연방세법 119조에 의하면 "고용주의 편의를 위해서, 사업장내에서 제공되는" 음식료는 직원의 월급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음식료는 직원의 근로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없어야 하며, 사업상 필요했어야 합니다. 관련 재무부 규칙은 월급으로 간주되지 않는 음식료의 몇가지 예시를 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긴급 호출에 응하기위하여 항시 사내에 머물러야 경우, 업무 성격상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없을 경우, 회사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을 경우등입니다.

 

연방세법 119(b)(4)조는 전직원의 50% 이상이 혜택을 받을 있도록 회사 구내에서 제공하는 식사는 고용주의 편의를 위해서 제공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합니다. 샌호세의 IT기업들은 직원들을 오랫동안 회사에 붙잡아 놓고 일을 시키기 위해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니, 세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직원들이 식사할 곳을 찾으러 길거리를 배회하는 시간을 줄일 있고, 직원들끼리 식사도중 업무에 관련된 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있고, 회사밖에서 식사하면서 무의식중에 기밀을 유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문제는 음식이 너무 사치스럽고, 회사는 엄청난 운영비를 모두 공제받는다는 것입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서 기존 직원들의 이직을 방지하고, 신입직원들을 유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로 보입니다. 재무부 규칙은 "직원들의 사기앙양 또는 신입직원을 유인할 목적으로 제공하는 식사는 월급에 해당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IRS 샌호세 IT업체들의 식사제공 관행을 언급하며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규정으로는 IT업체의 공제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거나, 직원들의 소득세 면제가 확실치 않기때문입니다. 유리지갑 월급생활자에게 세금을 적게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IRS 기특한 생각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순서가 잘못된 같습니다. IT 업체에서 수십만 달러씩 월급을 받는 젊은 직원들이 IRS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사회적 약자는 아닐 것입니다. 5-6 달러로 4인가족이 생활하는 근로자를 먼저 배려하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지불하는 식사보조비를 비과세 급여로 간주하는 규정이 시급해 보입니다.

 

회사 비용으로 고급 음식을 흥청망청 먹어대던 30년전, 가끔 협력업체 공장에서 먹는 점심은 별미였습니다. 콩나물국에 무친 김치가 다였지만 이상하게 맛이 있었습니다. 손님이라고 돼지고기 볶은 것을 더해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공장 직원들이 먹는 밥은 눈물겹도록 형편없었습니다. 멸치 육수 콩나물국엔 콩나물이 두세개 남짓 들어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것은 밥을 몇백원씩 받고 공원들에게 팔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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