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oak
Oikoumene(사람사는세상)(hansoak)
California 블로거

Blog Open 05.11.2015

전체     107181
오늘방문     49
오늘댓글     0
오늘 스크랩     0
친구     0 명
  최근 방문 블로거 더보기
  친구 새글
등록된 친구가 없습니다.
  달력
 
라파누이의 고향,이스터 섬,아나케나(Anakena) 14DEC 2019
05/20/2020 15:45
조회  631   |  추천   3   |  스크랩   0
IP 45.xx.xx.78


어제 빌린 렌트카를 캠핑장 입구 공터에 미리 주차해 놓고,새벽에 일찍 일어나자마자 곧 일출로 유명한 

통가리키(Tongariki)를 향하였다. 

워낙 섬이  작아서 쉬지않고 차를 몰면 한시간도 되기전에 섬의 맞은편 끝 아나케나(Anakena)까지 

닿을 정도이니,24시간 렌트카를 하면 섬을 한바퀴 돌면서 충분히 다 돌아 볼수가 있다.

따라서 나는 우선 해안선 도로를 따라가서 통가리키에서 일출을 본후 근처 '라노 라라쿠'(Rano Raraku)

를 둘러보고,아나케나까지 간후 내륙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돌아올려고 했었다.

통가리키까지 넉넉히 한시간이면 도달할것이므로,어제 잠들기전에 준비해둔 하루 다니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긴후,다들 잠든 시간에 혼자서 살금살금 빠져 나와 시동을 건후,캠프장을 빠져 나왔다

아직 어둠이라서 헤드라이트를 키고,어제 대강 숙지한 지도를 다시 한번 머리에 익힌후 천천히 시내를 

빠져 나가  해안선 도로에 들어 섰다.

도로는 비교적 잘 포장 되어 있지만,간혹가다 패인곳이 나오므로 속도를 크게 내지는 못하겠다

이 시간에 도로위를 달리는 차는 나 혼자

외길,어둠 속에서 나처럼 일출 풍경을 보러가는 앞차가 내는 붉은 후미등이,멀리 희미하게 보이고,

오른편에서는 어둠속에서 보이지 않은 파도소리만이 들린다.

약 30분정도를 그렇게 구불구불하는 해안선을 따라가는데,벌써 멀리 수평선 아래가 붉게 물들기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빨리 통가리키까지 가서 카메라 셑업을 하고 좀 기다려서 일출 장면을 촬영할려고 했는데,벌써 해가 

떠 오르면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을것 같다.

뒤따라오던 차도 마음이 급했는지 나를 추월해 가면서 앞으로 내 닫는다.

나도 속력을 내 보지만 아무래도 통가리키 도착 전에 해가 떠오를것 같아,거기까지 가는것을 포기하고,

근처 경치가 좋은 곳에 주차를 하고 카메라를 찾았다.

그런데..

그렇게 미리 준비를 하고 여기까지 왔건만 카메라가 없다.

이런 낭패가 어디 있나?

오면서 잃어버릴 일은 없었을테고,분명히 텐트 안에다 놓고 온것임에 틀림없다

어제 대강 미리 준비해 놓은 물건들을 어둠속에서 가지고 나왔는데,하필 카메라를 빼놓고 오다니.

어제 일몰 풍경도 건지지 못해서 오늘 일출이라도 한번 시도 해 보려고 했는데..

이미 태양은 수평선 아래까지 올라오기 시작 하고.

급한 김에 스마트 폰으로 장면을 촬영해 본다.

이시간 이른 아침에 이 외로운 해변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오로지 나 혼자뿐.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한 12개의 모아이 석상을 촬영해 보고 싶었는데..

많은 낙심으로 결국 오던 차를 돌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카메라가 텐트 문 입구에 놓여져 있다.

갈때 약 40분 걸리던 거리를 돌아갈때는 급한 마음에 속력을 내서 달리니 캠핑장까지 불과 20분밖에 

안걸렸다.


이왕 일출을 못본것.

여정을 반대로 변경하여 아나케나를 먼저 보고,돌아오면서 통가리키와 라노 라라쿠를 거쳐오기로 하고,

아침을 먹은후  다시 차를 끌고 나왔다.

그 사이 캠프장 사람들이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느라고 주방이 분주하다.

돌아왔던 길을 얼마간 다시 운전한후 갈림길에서 해안선으로 가는 길대신 육지쪽으로 쭉 뻗은 아나케나로

가는 길을 택한다.

길은 여전히 포장이 잘 되어 있고,그런대로 높지 않은 언덕이 나오긴 하지만 자전거만으로도 섬 일주를

하는데,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Instalaciones Historicas del Fundo Vaitea)

얼마간 달린후 허물어진 건물이 유적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나와서,차를 주차하고 잠시 둘러 보기로 한다.

Vai Tea라고 하여 차 농장 밭인가 싶어서 주위를 한번 둘러 보는데,양털을 깎던 방들과,녹슬은 기계와 

창고 가 허물어진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알고 보니,당시 양을 풀어 놀아 양모산업이 번창했을때,양을 키우고 모직을 생산하던 장소이다.

한때 7만 마리의 양을 이 섬 전체에 풀어 놓아,키운적이 있다는 현장이다


다시 차를 돌려 Anakena를 향하여 가는 길로 들어섰다.

도로 양편으로는 대부분이 초지를 형성하고 듬성듬성 나무들이 서있다.

길 양쪽으로 쳐진 울타리들이 가축을 기르고 있다는 표시인데,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가축들은 보이지 않고


멀리  민둥산이 떠 오른 태양을 받아 빛나고 잇다.



이렇게 넓은 평원도,1500여년전  7명의 조상들이 먼 항해끝에 드디어 처음으로 이곳을 발견 했을 당시에는

많은 종려나무와 울창한 숲 그리고 그 위에 둥지를 튼 수많은 새들,지천으로 깔려있는 식용 식물들로 

덮혀있어,아마도 그들의 눈에는 아마도 신천지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이후 오랜 세월동안 이렇게 외부와 철저히 고립된 섬에서 무슨일이 일어 났을까?

우선은 그들은 이렇게 안전하게 섬으로 인도해준 그들의 신,혹은 조상에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고향에서 

하던대로,지천으로 널려있는 화산암에 조상의 모습을 딴 석상을 만들어 제단위에 세운후 안녕을 기원한다.

그리고는 정착을 위해,울창하던 나무를 베어내어 집을 짓고,땅을 일구어 감자 농사를 짓고,닭을 치면서,

점점 인구가 늘어 나게된다.

세월이 흐르면서 중간에 간혹 또 다른 피를 가진 부족이 들어와 끼리끼리 살기도 하고 또 서로 결혼도

하면서 끼리끼리 부락이 형성 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평화롭게 살것 같았던 이 섬에,모아이를 만들기위해 베어낸 곳에 미처 새로운 나무가 

들어서기도 전에 또다른 나무를 베어내면서 점점 삼림이 황페화 되기 시작하여 농사짓기가 어려워지고,

설상가상으로 어느 몇해동안 가뭄이 들어 기근이 오랜동안 지속되면서(고고학자들이 발굴한 토양층의 

분석을 통해 알아낸사실) 드디어 식량 부족현상이 오기 시작한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조상의 힘을 빌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더 큰 모아이를 세우기 시작하고,또 더 많은 

나무들을 베어내게되어 심지어 물고기를 잡기위해 바다로 타고 나가야 할 카누까지도 만들지 못하게 된다.

결국 먹을것이 부족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부족들간의 전쟁이 시작되고,단백질이 부족한 그들은 급기야는

잡아온 포로들이나 병들어 죽은 자들을 잡아먹기 시작하며 인육이 시작된다.

그러면서,그동안 그들을 보호해 주리라고 믿었던 모아이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하고 나아가 

모아이에대한 원성이 높아지면서,급기야는 그들이 그렇게 힘들게 세워 경배했던 모아이들을 무너뜨리고,

신성한 힘(Mana)이 나오는 원천인 붉은 모자(Pukao)를 떼어버리고 두 눈까지 훼손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당시의 강성했던 부족인 Tangata Manu(Birdman)족 들의 의식에따라 더 이상 모아이를 

만드는 대신,바위에 그들의 신인 마케마케(Make Make)를 조각하는 역사가 시작된것이다.



나무를 베어낸곳에 씨앗을 심어 농사를 지을려고 했지만,뿌린 씨앗을 쥐들이 다 파먹어 버리고,

또 화산암땅이라서 물이 괴이지 않고 땅속으로 곧 스며들어가 버리기때문에 농사도 쉽지 않았다

아마도 그래서 이런 야산이 벼나 작물 대신 푸른 초지로 덮여,가축을 기르는 용도의 땅으로 이용되는것같다.

애초에 빽빽한 삼림으로 우거져 있었을 이 넓은 평지가,이렇게 나무 한그루 없는 평지로 변한것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 환경 파괴에 대한 주범이라는것을 보여준다.

얼마 안가서 저 멀리 태평양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한적한 길을 가는 사람은 나 혼자 뿐.

다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주변 풍경을 돌아본다.






Anakena로 가는 표지길을 따라 차를 돌리니 곧 라파누이 문화의 산실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Hanga Mori o One 혹은  Hanga Rau Ariki 혹은 첫 왕을 기념하여 Kings Bay라고도 부른다.



바로 입구에 탯줄을 달고 막 아기가 태어나는 장면을 조각하여,이곳이 라파누이의  문화와 역사의 산실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저 탯줄을 끊으면서부터 아이는 자라는 동안 첫 삭발 의식,첫 문신 혹은 성인식과 같은 행사시 그들만의 

고유한 종교적인 주술,의식을 따라 살게 되는것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닷가로 걸어 내려 가는데,이미 나보다 일찍 온 관광객 서너명이 서성이고 있다.

울창하게 서 있는 야자수 사이길을 따라 바다 쪽으로 걸어간다.

이른 아침이라서 한적한 이곳,일군의 관광객들과 어울려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이 코코넛 야자수들은 몇십년전 멀리 타히티 섬에서 가져다 심은것이라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를 AD300-1200 년 사이 라고도 하는데,

유물 출토를 분석해 본 결과 AD1200 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사람이 산 흔적을 보이고 있다.

야자수 나무가 끝나는곳 해변가 모래 언덕위에 눈에 익은 7개의 모아이 상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은 다음과 같다.


 이 섬에서 수천마일 떨어진 Hiva 라는 섬에 살고 있던 Ariki(King) Hotu Matu는 어느날 꿈에,자기가 

살고있는 섬이 곧 갈아 앉을거라는 계시를 받게된다.

고민끝에 그는 7명의 선원을 선발하여 해가 떠오르는 동쪽으로 항해하여 감자를 심어 사람이 살수있는곳을 

찾아보라고 한다.

수일간의 항해끝에 7명의 선원들은 드디어 사람이 살지않고 비옥한 땅을 가진 섬을 발견,이곳 아나케나에

카누를 대고는 가지고 온 작은 모아이와 감자,그리고 선원 한사람만 남겨둔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왕에게 보고하게된다.

그 말을 들은 왕은 자기 부인을 비롯한 가족과 섬 사람 100명을 큰 배에 나누어 데리고 이 섬에 정착하면서

드디어 라파누이의 역사가 시작되게 된다.


일설에 의하면,이후 세월이 흐른후 또 한그룹의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 했는데,남미 잉카제국 사람들의

특징을 가진 그들은 체격이 좋고 다부져서 또 긴 귀를 가진 민족이라서 지배계급인 원주민 밑에서

주로 노동일을 하는 계급으로 살았다고도 한다.



                                                                (Ahu Nau-Nau)

전설에 의하면 맨 처음 이곳에 도착한 7명의 조상 혹은 7 부족을 기린 석상이라고 하는데 7개중 두개는 

머리가 없다.

1978년 Sergio Rapu 팀에 의해 제단뒤의 부드러운  모래밭에 굴러 떨어져 묻혀있어 비교적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이렇게 잘 복원되었다.


                                                                  (Ahu Ature Huke)

Ahu Nau-Nau 뒤쪽으로 좀 떨어진곳에 거대한 하나의 모아이가 서 있다.

1956년 노르웨이 탐험가 Thor Heyerdahl 에 의해 땅속에 묻혀있던 이 모아이를 오로지 나무 토막과,자갈과 

로프로만 이용하여 들어올려 세운 최초의 모아이다.

그 크기로 보아 아마도 카누를 타고 처음으로 이곳에 도착한 폴리네시안 추장 Hotu Matua 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이스터 섬 전체를 통틀어 두 군데 모래사장 해변이 있는데,이곳 Anakena 가 넓고 입지가 좋아, 이곳을 통해

원주민들이 배를 대고 정착하여 신분이 높은 부족들의 거주지가 된다.

섬 전체가 매우 거치른 용암으로 둘러싸인 해안선으로 카누를  댈 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었을 것 같은데,

한눈에 보아도 이곳은 배를 정박할수 있는 천혜의 지형이다


또 Tangata Manu 즉 Birdman부족이 섬 서쪽으로부터 와서 여기서 제사를 지낸곳으로,

Rapa Nui 영화촬영의 현장이기도 하다

천국과 같은 해변이다.

얀 모래밭,잔잔하고 투명한 옥색 물빛,년중 수온 20도로 언제든 혼자서 조용히와서 즐기다 갈수 있는곳이다.

특히 매년 2월 첫 두주 동안은 Tapati 페스티발이 열려 전통음악과,음식,공예품 판매등으로 섬 전역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고 한다

원레 이스터 섬 전역 지정받지 않은 곳에서의 자유 캠핑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곳만은 예외적으로  

허용되고있어,18km 떨어진 항가로아에서 택시나(편도 30$)셔틀버스(왕복 15$)로 다녀올수도 있다.

특히 아침 해가 뜰 무렵 잠시 동안만 비치는 석상의 얼굴이 아름다워서 ,석상을 배경으로 한 일출사진을 

찍으려면 아무래도 이곳에서 하룻밤 캠핑을 하는것이 좋을것 같다.


완만한 수심에 바닷속이 말할수없이 투명하다.






해변가 위로 언덕을 오르니 넓은 공터와 우거진 숲이 나오고.

돌로쌓은 제단이 보인다.

어쩌면 여기에도 한때 모아이를 세웠었을수도 있었겠다.

아니면 저 멀리 수평선 너머 이 섬을 찾아오는 항해자들을 위한 길잡이 등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 

서 있었을수도 있엇겠고..




조악하게 쌓아올린 또 하나의 돌무더기 앞에 서 본다.

라파누이의 장례 의식은,조상이 죽으면 시신을 나뭇잎으로 모두 감싼후 이와같은 돌 제단위에 올려놓아 

몇달후 자연적으로 부패하게되면,뼈를 골라내서 제단 밑에 조그만 방에 놓아두아 정령이 그 조상과 다시 

연합하도록 한다고 한다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한 일곱 모아이의 실루엩이 더욱더 신비하고 이국적이다.

아나케나,이스터 섬,라파누이,항가로아,Anakena
이 블로그의 인기글

라파누이의 고향,이스터 섬,아나케나(Anakena) 14DEC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