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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정든 차를 보내며
03/02/2020 17:50
조회  741   |  추천   13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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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를 산다는 것은  설레이고 가슴뛰는  일이지만, 한편으론  정든 차와의 이별 임을 뜻 합니다.
어제 나는, 19년 동안 나에 발이 되어주던 친구를 보냈습니다.  
함박 눈이 내리는 딜러 앞마당에서,잠깐 작별을하며 남편은 눈이 소복히 쌓인  차를, 아무 말없이 
한 손으로 살짝 두드리는 모습,뒤로 스치는  얼굴 표정속 숨겨있는 감정이, 내리는 눈속에 시려만 
보였고, 그 마음을  짐작으로 느끼며,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난 , "안녕 고생했어,  오랜시간 
말썽부리지 않고, 쉼없이 나에 발이 되어 주어서 "고마워, 이제 너만에 안식을 찾아 가렴" 라고 
혼자 말로 속싹였다.

긴 세월을  함께한 것에 비해 너무나 짧고, 형식적인 이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고,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보지도 못하고, 그럴 여유도 없이, 500불에 트레이드를 해주겠다는 
메니저의 말에, 우리 가족 이주사의 발자취와 질적인 성장을 온전히 보고, 고스란히 알고있는 
하나의 상징이 사라지는데, 떠밀리 듯이 두고 떠나는 나와 남편이, 너무 건조하고 무덤덤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스치듯이 지나갔다,


집으로 오는 길은, 앞을 분간할 수 없이 눈이 내려, 열심히 창을 쓸어내는 윈도우브러쉬를 
바라보는 나도, 옛 생각이 쉼없이 내 감정을 타고 목구멍으로 자꾸 기어 올라와  참기 힘들고 
콧끝은 아려오고 눈물은 빰을 타고 흘렀다. 

오늘같이 눈이오는 날, 우리가족은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세상을 찾아 온 이땅에서, 처음으로 
산 차, 살 동네를 찾아, 너와함께 이곳저곳으로 다녔고, 해 저물어, 돌아오는 길에 한번 들어가 
물어보자 하며, 마지막으로 한번 만 더, 알아보자고  들어간 아파트에서, 우리는 운좋게 3일 후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메니저  말에 계약을 하고, 우리에 전체 살림인 이민가방 4개를 모두 
너에게 실어 옮기면서, 새로운 도시에서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력서 쓰기와 인터뷰에 기다림으로  초조하게  보내던 남편이 3개월 후, job얻고 두번째 차를 
사던 날, 너는 온전히 나의 다리가 되어 살며,  아들아이가  elementary 에서 high school까지 
학교길을 같이하였고, 성인이 될때까지 지켜보고, 어언간 강산이 두번 바뀌는 기간을 더불어 
지내며, 가끔은 나만에 공간을 내주고 힘들고 외로울 때  나에 혼자말을 아무말 없이 듣기만 했던 
나에 친구, 내일이면 번호판이 뜯기고 압축되어, 고철덩어리로 수명을 마감한 채 사라질 것이고, 
함께했던 순간도, 흔적도 나에게만 남아,생각나고 그리워 지겠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지만, 너는 내 마음속에  존재했다는 기억만으로도 
내 마음에 아련한 추억이 될거야.  
나와 내 가족의 삶속으로 들어와 치열한 과정을 함께 겪고,이제 안식과 평안을 찾아 떠나는 
너에게 안녕히라고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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