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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의 추락
08/03/201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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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티스의 그림 중에 ‘이카루스’라는 그림이 있다. 사람이 돌면서 떨어지는 듯한 그림이다. 별로 사실적이지 않고 어린아이들이 색종이를 오려 붙여 사람의 모습을 만든 듯한 그림이기 때문에 별로 눈길을 끌지는 못하는데도 보면 볼수록 빨려 들어가는 신비한 매력을 주는 그림이다.


   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의 데달루스라는 명장의 아들이었다. 데달루스는 당시 건축가와 발명가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이웃나라인 크레테섬의 미노스 왕이 얼굴은 짐승이고 몸은 사람인 괴물 미노타우러스를 잡아 가둘 감옥을 건설하기 위하여 데달루스를 초청하였다. 이에 데달루스는 그의 아들 이카루스를 데리고 크레테섬에 가서 그 유명한 미로를 만들어 미노타우러스를 잡아 가두고 도망가지 못하게 하였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일을 끝냈는데도 크레테섬의 미노스왕은 데달루스의 뛰어난 능력을 보고는 자기만을 위해서 일하라고 하며 놓아주지 않고 높은 탑에 데달루스부자를 가두어 놓았다. 고향 그리스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갈 수 없었던 데달루스는 새들의 깃털을 초로 이어 붙여 날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바다를 날아 그리스로 돌아가게 되는데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설명해 주고 한가지 주의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깃털을 초로 이어 붙였으니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것이었다. 너무 높이 날아서 태양 가까이 다다르면 초가 태양의 열에 녹아 날개를 잃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카루스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면서 아래에 펼쳐지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심취될 수밖에는 없었다.


   물론 처음에는 주의해서 낮게 날아다녔다. 그러나 점점 하늘을 나는 것에 익숙해지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빠질수록 이카루스는 아버지의 충고를 잊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하늘 높이 한없이 날아오르다 태양 가까이 까지 이르러 날개에서 깃털이 하나씩 녹아 떨어지다 날개를 모두 잃고 바다로 바다로 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그리스 신화와 더불어 불나방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었다. 불나방은 다른 나비들과는 달리 유달리 촛불의 아름다움을 사모하였다. 흔들리며 타오르는 촛불이 너무 아름다워서 매일 매일 바라보다 다른 나비들의 충고를 저버리고 결국 뛰어들어 타버리는 불나방의 이야기와 이카루스의 이야기가 꿈을 잃은 오늘의 세상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이카루스의 이야기를 내가 존경하는 윌리엄 베네트의 ‘덕목의 책(The Book of Virtues)’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베네트는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부모를 공경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서 오히려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라든지 ‘모든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식의 현대적 해석보다는 오히려 베네트의 고전적인 해석이 한국의 정치현실을 보며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아마 남이 만들어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다 보면 더 높이 날고 싶어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요즈음 많은 정치인들과 그 가족들의 추락을 보면 시인들이나 화가들이 그렸던 낭만적인 이카루스의 추락과는 거리가 있어보여 씁슬하다. 적어도 정치인으로 꿈을 키웠으면 ‘나는 진리를 사랑하였다. 그것이 비록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진리는 아닐지라도 나는 내가 추구하고 그리워하는 이상향의 건설을 위하여 몸바쳐 일하다가 때가 맞지 않았기에 언젠가 이루어질 그 이상향을 여전히 꿈꾸며 나는 이제 사라진다’하며 추락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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