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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외국인
06/17/20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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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서로 만나면 우선 누가 위고 아랜가를 찾아내야 한다. 나이는 누가 많은지 그리고, 재산은? 학벌은?... 그러다가 급기야는 누가 더 건강하고 누가 지체부자유인지, 누가 어디에 사는지 알아야 처신하기가 편해진다. 위 아래가 구별되면 말도 편히 할 수 있고 행동도 편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아래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우리와 남을 구별하는 것이다. 우리라는 것은 잘했든 잘 못했든 무조건 감싸주고 같은 편이 되는 것이고 남이라는 것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다. 점잖으신 판사님 출신 국회의원도 학식이 높은신 교수님 출신 국회의원도 우리편의 일이라면 돌격대를 자처하기도 하고 결사저지대를 만들어 삿대질하며 남의 편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서게 된다.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끼리는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냥 생각하지 말고 밀어주자는 것이다. 종교적인 배타주의도 정치적인 지역감정도 전관예우도 합리적인 판단을 무시하고 이리 저리 몰려다니는 한국인들의 쏠림현상도 우리와 남을 구분해야만하는 한국인들의 정서에서 출발했다.


이런 분들에게 미국의 정치가 이해가 안 갈 것이다. 정당에 관계없이 상대정당의 정강정책이나 입법사안이 자신의 정치철학과 맞다고 생각하면 상대편의 주장에 표를 던지는 배신행위를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는 약간의 혼돈을 느끼는 것 같다. 이 번에 삼성과 애플간의 특허침해소송을 맡은 판사는 루시 고라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번에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에 대사로 임명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특허침해소송을 담당한 판사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소식에 저 사람은 한국인이니 우리편일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루시 고 판사가 소송의 절차상의 결정을 삼성에 불리하게 내렸을 때 배신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우리편인 줄 알았다가 배신감을 느꼈을 때 한국인들이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지칭하는 용어가 검은 머리 외국인이다. 가만히 보니 우리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 연방법원은 동성애판사가 동성간 결혼문제에 판결내린 것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내용은 이렇다. 2008 5월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캘리포니아헌법상 동성간에 결혼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2008 11 4일 프로포지션 8 (Proposition 8)을 주민투표에 부쳐 52.3퍼센트의 찬성을 얻어 동성간에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헌법을 통과시켰다. 그 후 당연히 많은 인권단체들이 이 프로포지션 8의 효력을 금지시키기 위한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하였다. 그 중 한 케이스(Kristin M. Perry v. Arnold Schwarzenegger)에서 연방법원의 본 워커(Vaughn R. Walker) 판사는 2010 8 4일 프로포지션 8의 효력을 일시중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판결을 내린 연방판사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다. 동성애자가 어떻게 동성결혼에 대한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연방법원은 비록 담당했던 연방판사가 동성애자일지라도 동성결혼에대해 정의에 따른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논리는 동양인 판사라고 무조건 동양인에 유리한 판결을 한다든지 하는 등의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판사는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루시 고 판사가 애플과 삼성간의 지적재산권판결을 어떻게 내리는냐에 따라 또 한 명의 검은머리 외국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참정권이 주어지고나서 미국에 사는 많은 한인들이 단순히 지역에 따라 선후배관계에 따라 지지정당에 따라 일방적으로 지지해 주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때 앞으로도 숱하게 많은 검은머리 외국인이 나오게 될 것 같다.


물론 한국계 외국인들이 사기 등의 범죄사건에 연루되는 경우에도 이 용어는 사용하게 되는데 이 것도 우리와 남을 구별해서 너희는 우리가 아니고 남이라는 생각에서 발단된 것이다.

검은 머리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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