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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네 까멩이(4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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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후의 악몽....
11/30/2019 10:52
조회  637   |  추천   7   |  스크랩   0
IP 76.xx.xx.108

벌써 20년이 돼 온다. 누구나 그렇듯이 50을 넘기면 은퇴 계획을 세운다. 필자도 그 나이를 넘기며 근사한 꿈을 그렸다. 복잡하고 스트레스 투성인 도시를 떠나 한적한 교외에서 살아보겠다고. 하여 사는곳에서 125마일 떨어진 교외에 작은 농장겸 살집을 구입하였다. 대지크기는 2에이커 평수로 치자면 1ac x 1224 x 2=2448평. 네모반듯한 평지라 7번 아이언으로 때리면 울타리를 넘어가진 않는 크기다.


미국영감님이 이젠 더 이상 기운이 딸려서 파는 걸 덥석 샀다. 그려보던 꿈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과일 나무들 닭장 그리고 마장 마굿간 등등. 말타고 개 데리고 주위를 어슬렁어슬렁 산책하고..ㅎ...계절은 이맘때였는데 마당에서 크로즈업되는 산버나디노 마운틴에 덮힌 하얀 설경이 일품이고 하이웨이에서 근접한 이곳은 한눈에 이상향이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면 닭장에 3-4십여마리 닭도 놓고 가겠단다.


사고나서 아무말 없던 룸메이트가 그리론  안가겠단다. 아마도 투자목적 으로 사는걸로 이해했나 보다. 그래서 렌트를 놓고 일주일에 한번씩 들려 프로퍼티 관리를 하게 됐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요즘처럼 비가 온 후 2주가 지나면 어디서 솟아났는지 잡초들이 무섭게 자라나는데 한두주만 그대로 방치하면 엄청나게 무성해져 속수 무책이다. 그리고 과일 나무마다 전지를 해줘야 되고 이거야 말로 사서 개고생이다.아주 은퇴했다면 몰라도.


랜드스캐핑에 의뢰하면 간단하긴한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여름을 지나면서 열리기 시작하는 과일 나무들 그리고 탐스럽게 자라나는 포도송이들을 보면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흐믓했지만 익어가기 시작하면 과일 봉지로 싸두어야 새나 벌이 흠집을 내지 않는다. 빨갛게 익어가는 석류들, 탐스러운 포도 송이들, 수를 헤아릴 수없이 많은 무화과 열매, 자두, 피스타쇼,...이것도 거저가 아니라 들를때마다 물을 줘야되고 지하수펌프 전기세가 적잖이 나간다.


처음에는 부지런히 따다가 주위 친지들에게도 나눠주고 했다. 양이 내다 팔만큼은 됐으나 그 시간에 일하는게 경제적으론 비교가 않되니 그냥 새와 주위 작은 동물들 먹이로 방치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닭장에 사는 닭들이 낳는 알만해도 한 주 후면 한바구니...집에서 사육한 달걀은 그 퀄리티부터 다르다. 사이즈는 조금 작지만 노른자위 색갈은 노란게 아니라 주황색으로 아주 찐하다.마장 귀퉁이에 심어놓은 호박넝쿨은 탐스런 호박이 주렁주렁 작은 애호박을 한주만 지나치면 누런 늙은 호박으로 변한다.


결국 중노동(?)에 견디다 못해 처분하니 홀가분하다. 돈이던 어떤 물건이던 많으면 고민거리요 머리만 복잡해진다. 모든걸 내려 놓고 까멩이와 평화롭게 사니 더 행복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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