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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필 '인연'이 생각나는 춘천의 세종호텔
06/21/201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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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하면 떠오르는 명수필이 있다 .


영문학자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 이다 .  



춘천 가는 길.  청평 지나 푸른 물길을  걷는  아름다움 위로



'인연'의 문장들이 줄기차게 따라다녔다 .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





< 지난 사월 춘천에 가려고 하다가 못 가고 말았다.



나는 성심여자대학에 가보고 싶었다.



그 학교에 어느 가을 학기, 매주 한 번씩 출강한 일이 있다.



힘드는 출강을 한 학기 하게 된 것은, 주 수녀님과 김 수녀님이


내 집에 오신 것에 대한 예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수십 년전 내가 열일곱 되던 봄, 나는 동경에 간 일이 있다.


어떤 분의 소개로 사회 교육가 미우라선생 댁에 유숙을 하게 되었다.


시바꾸 시로가네에 있는 그 집에는 주인 내외와 어린 딸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하녀도 서생도 없었다. 눈이 예쁘고 웃는 얼굴을 하는 아사꼬는


처음부터 나를 오빠같이 따랐다. 아침에 낳았다고 아사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하였다. 그 집 뜰에는 큰 나무들이 있었고


일년초 꽃도 많았다. 내가 간 이튿날 아침, 아사꼬는


 '스위트피'를 따다가 꽃병에 담아 내가 쓰게 된 책상 위에 놓아주었다.


'스위트피'는 아사꼬같이 어리고 귀여운 꽃이라고 생각하였다. >


<인연 = 피천득 >




성심여자 대학에 가보고 싶었다는 서두 부분은,


아사코가 어릴 때 다니던 '성심여학원 소학교'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란 걸 표현하고 있다.









춘천 연극제 팸투어에서는 황송하게도



'세종호텔 춘천'을 숙박지로 정해 주셨다 .



정원이 잘 가꾸어진 내집같은 안락함이 있는 호텔로 소문난 장소다 .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흐르는 정원에서 야외 웨딩을 올리는 신혼부부들이 많다 .



어딘지 모르게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을 , 그 주인공 아사꼬를 떠올리게 하는 가든이다 .



방금 세수한 맑음이 잔디밭 이슬에 초롱초롱 맺혀있다 .



내가 기억하기로 이 호텔은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


그래서 그런지 추억을 불러오는 정문의 조선시대  건축물이  예사롭지 않다 .






오래된 호텔이지만 잘 정돈된 객실이다 .




세종호텔 정문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찾다가


아래 문장을 발견했다 . 어쩌면 이곳이 옛날 옛적에


관아의 정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



<춘천이궁은 조선 26대 왕인 고종이 변란 등 유사시 사용키 위해 조성한 별궁이다. 위봉문과 조양루는 각각 이궁의 내삼문(內三門·바깥채 안쪽에 세 칸으로 세운 대문)과 문루(門樓·관아의 정문)로 사용됐었다.


위봉문은 1955년 현 도청을 신축하면서 현 세종호텔 입구 쪽으로 옮겼다가 1972년 다시 춘천 강원발전연구원 앞으로 이전했다. 조양루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 우두산으로 옮겨졌다.>

?







<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







'인연'의 마지막 문장이다 . 어딘지 모르게 저 세종호텔 돌 층계와 잘 어울린다 .  



수필 '인연'은  아사코와의 세 번에 걸친 만남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



뺨에 입을 맞추고 반지와 동화책을 선물로 주고 받은 첫 번째의 만남,



신발장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의아해 하는 아사코의 태도를 보여주는 두 번째 만남,



그리고 시들어가는 백합같은 아사코와 악수도 없이 절만 하고 헤어지는 세 번째 만남,



이러한 점층적인 의미 전개가 곧 이 작품의 제목인 '인연'과 맞닿아 있다.






좀더 명 수필 '인연'을 읽어보자 .




성심 여학원 소학교 일 학년인 아사코는 어느 토요일 오후, 나와 같이 저희 학교에까지 산보(散步)를 갔었다. 유치원(幼稚園)부터 학부(學部)까지 있는 카톨릭 교육 기관으로 유명한 이 여학원은, 시내에 있으면서 큰 목장(牧場)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사코는 자기 신장을 열고, 교실에서 신는 하얀 운동화를 보여 주었다.

내가 도쿄를 떠나던 날 아침, 아사코는 내 목을 안고 내 빰에 입을 맞추고, 제가 쓰던 작은 손수건과 제가 끼던 작은 반지를 이별(離別)의 선물(膳物)로 주었다.

그 후, 십 년이 지나고 삼사 년이 더 지났다. 그 동안 나는, 국민 학교 일 학년 같은 예쁜 여자 아이를 보면 아사코 생각을 하였다.

내가 두 번째 도쿄에 갔던 것도 사월이었다. 도쿄역 가까운 데 여관(旅館)을 정하고 즉시 M 선생 댁을 찾아갔다. 아사코는 어느덧 청순(淸純)하고 세련(洗練)되어 보이는 영양(令孃)이 되어 있었다.



그 집 마당에 피어 있는 목련(木蓮)꽃과도 같이. 그 때, 그는 성심 여학원 영문과 3학년이었다. 나는 좀 서먹서먹했으나, 아사코는 나와의 재회(再會)를 기뻐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어머니가 가끔 내 말을 해서 나의 존재(存在)를 기억(記憶)하고 있었나 보다.

그날도 토요일이었다. 저녁 먹기 전에 같이 산보를 나갔다. 그리고, 계획(計劃)하지 않은 발걸음은 성심 여학원 쪽으로 옮겨져 갔다. 캠퍼스를 두루 거닐다가 돌아올 무렵, 나는 아사코 신장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는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쳐다보다가, 교실에는 구두를 벗지 않고 그냥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갑자기 뛰어가서 그 날 잊어버리고 교실에 두고 온 우산을 가지고 왔다. 지금도 나는 여자 우산을 볼 때면, 연두색이 고왔던 그 우산을 연상(聯想)한다.



'셸부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내가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사코의 우산 때문인가 한다. 아사코와 나는 밤 늦게까지 문학 이야기를 하다가 가벼운 악수(握手)를 하고 헤어졌다. 새로 출판(出版)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세월(歲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것 같다.



그 후 또 십여 년이 지났다. 그 동안 제 2차 세계 대전이 있었고, 우리 나라가 해방(解放)이 되고, 또 한국 전쟁이 있었다. 나는 어쩌다 아사코 생각을 하곤 했다. 결혼(結婚)은 하였을 것이요, 전쟁통에 어찌 되지나 았았나, 남편이 전사(戰死)하지나 않았나 하고 별별 생각을 다 하였다. 1954년, 처음 미국 가던 길에 나는 도쿄에 들러 M 선생 댁을 찾아갔다.



뜻밖에 그 동네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M 선생네는 아직도 그 집에 살고 있었다. 선생 내외분은 흥분(興奮)된 얼굴로 나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한국(韓國)이 독립(獨立)이 되어서 무엇보다고 잘 됐다고 치하(致賀)하였다.



아사코는 전쟁이 끝난 후, 맥아더 사령부(司令部)에서 번역(飜譯) 일을 하고 있다가, 거기서 만난 일본인 2세와 결혼을 하고 따로 나서 산다는 것이었다. 아사코가 전쟁 미망인(未亡人)이 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2세와 결혼하였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나고 싶다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사코의 집으로 안내(案內)해 주었다.

뽀족 지붕에 뽀족 창문들이 있는 작은 집이었다. 이십여 년 전 내가 아사코에게 준 동화책 겉장에 있는 집도 이런 집이었다.

"아! 이쁜 집! 우리, 이담에 이런 집에서 같이 살아요."

아사코의 어린 목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십 년쯤 미리 전쟁이 나고 그만큼 일찍 한국이 독립되었더라면, 아사코의 말대로 우리는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뾰족 창문들이 있는 집이 아니라도.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집에 들어서자 마주친 것은 백합(百合)같이 시들어 가는 아사코의 얼굴이었다.


 '세월'이란 소설 이야기를 한 지 십 년이 더 지났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싱싱하여야 할 젊은 나이다. 남편은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이 일본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닌, 그리고 진주군(進駐軍) 장교(將校)라는 것을 뽐내는 사나이였다.


아사코와 나는 절을 몇 번씩 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수필 ' 인연 '>










아침은 고사리가 들어간 해장국이다 . 


초록초록 새순같은 두릅나물이 있어서 반가웠다 .





춘천 세종호텔의 초대글이다 .



<사랑과 낭만이 서려 있는 호반의 도시 춘천은 닭갈비와 막국수의 본 고장이며

축제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국제마임 페스티벌, 여름에는 국제 인형극제, 연극제,


겨울에는 산천어축제 등 얼음축제가 열리는 곳 입니다.


춘천의 명산, 봉의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정원이


아름다운 춘천세종호텔에서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춘천세종호텔 ,피천득 수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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