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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이벤트 >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그리움 . 그리움 ~그리움 !
11/08/20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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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장터처럼 살 것이 너무 많았던 한인축제 한마당 매일 오가며 참 행복했다 .




LA에 사는 축복은 한국식품을 넘치게 만나는 기쁨 이다 .


로스앤젤레스는 서울역  다음 정거장이 아닐까 ?



동대문 남대문 시장이 몽땅 다 대 이동한  느낌의 한인축제.


벌써부터 다시 그리워진다 .  


 

양파의 변신도 놀라워 팔이 아픈 줄도 모르고 1 박스 사서 하루종일 들고 다녔다 .







돌산 갓김치란 것이 이렇게 맛있었나 ? 그것이 바로 밥도둑이었다 .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영원한 이방인 .

 

그리움. 그리움~ 그리움 !




우리집 냉장고와 식료품 보관 선반에는 지난 9한인축제마당에서 사들여 놓은 미역 멸치 청와대장아찌가 아직도 얌전하게 새색시처럼 조용히 숨쉬고 있다 .

 

이것들을 들여다 볼 때마다 나 혼자만의 기쁜 식탁을 준비해야지 매일 작정하지만 무엇이 그리 바쁜지 그 날이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 .

 

나 혼자만의 기쁜 식탁이란 어릴 때 엄마가 해주신 집밥을 흉내내 보는 나만의 정성스런 추억의 밥상을 말한다 .

 

이를테면 멸치를 달달 볶아 작은 종지에 담고, 미역은 바락바락 주물러 참기름에 덖다가 홍합을 넣고 푹 뽀얗게 끓여낸다 .

 

영광 고추장 굴비무침과 매실 장아찌를 한구석에 소롯이 얹어놓고 장졸임 간장에 마른 김 한 장 곁들이는 순전히 나를 위한 지극히 착한 밥상을 말한다 .

 

나처럼 집밥의 그리움을 모르는 우리집 아이들은 이런 소박한 밥상을 거들떠도 안본다 . 아마도 아직 집밥의 진진한 , 질박한 맛을 모르는 탓일 것이다 . 또 내가 생각해도 30점에 가까운 나의 반찬솜씨는 그들이 외면하기에 딱 좋은 핑계거리다 .

 

 

참 내가 생각해도 이상스러운 일이다 . 먼 길을 달려가 한국 슈퍼마켓에서 고향의 맛을 그리며 식재료들을 사 모으지만 집에 와 펼쳐 놓고 뚝딱뚝딱 반찬과 음식을 해 놓으면 내가 상상한 그 어렴풋한 그리운 한국의 맛이 아니다 .

 

어쩐지 방부제를 흠뻑 풀어 놓은 듯한 느낌 ! 나부터도 이상해 이상해~ “왜 이렇게 괴물같은 야릇한 맛이지 ? ” 고개를 갸우뚱거려 보지만 그 원인파악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

 

엄마가 새벽부터 심혈을 기울인 아침밥 ! 엄마가 생각해도 표창장 받을 작품이다. 식기 전에 어서 먹어봐 ~~~~안 먹으면 엄마 삐친다 !”

 

내 간청에 못 이겨 가족들은 시금치 나물 , 동태찌개 한 숟가락 입에 대보고는 더 이상 먹지 않는다 . 그러면 나는 그것들을 몽땅 다 큰 냄비에 넣고 부글부글 끓인다. 결국 또 정체불명, 국적 상실의 괴상망측한 짬뽕+ 꿀꿀이 죽이 되고 만다 .

 

다시는 식재료 값이 아까운 그런 불상사를 저지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요리재능이 없는 나는 별 뾰족한 수가 없다 .

 






 









이번에 상륙한 한국식품들은 도지사, 시장, 군수님들이 자신있게 홍보하는 신토불이 대행진이다 .

 

이 새로운 신선한 재료로 야심차게 그동안 실패한 요리솜씨를 만회해 보려고 작정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내 부엌 살림 재능을 뽐내게 될 날은 기약이 없다 .

 

올림픽대로에서 KOREA가 얼싸얼싸 춤추며 한마당 잔치를 벌인 제41LA 한인 축제의 꽃은 서울국제공원에 설치된 장터 부스와 농수산물 엑스포 부스였다 .

 

그곳에서는 내 생전에 듣도 보도 못했던 반짝반짝 빛나는 한국산 새 상품들이 명절 때때옷을 입은 듯 오색 분단장을 마치고 교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며칠동안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값싸고 질 좋은 새 상품 진열대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 첫날은 굴비를 $ 18에 한 두름 사들였다 .

 

집에 와 구워 먹으니 그런대로 삼삼했다 . 굴비 맛이 옛날 그 맛은 아니었지만 느낌에 거저 산 것처럼 흐믓했다 . , 광천 김을 3통이나 사다 선반에 올려 놓았지만 부족한 듯하여 축제 기간 내내 장터를 찾아갔다 .

 

농수산물 엑스포 부스 텐트속은 태양열에 익어 뜨겁고 , 밀려드는 인파로 정신없었지만 내 두 눈은 왕방울이 되어 휘둥그레 몇 번이나 왔다갔다 발품을 팔았다 .

 

갈 때 마다 한인 축제 장터에서는 대한민국의 8도 강산이 태평양을 건너와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눈이 마주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속삭인다 .

 

어서 지갑을 열어 나를 사들여 . 날이면 날마다 오는 장터가 아냐 . 지금 안 사면 후회한다 . 어서 망설이지 말고 사요 사 . 매실 고추장이 1+1=거의 공짜나 다름없잖아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짜를 좋아했나 ? 1+1 유혹에 못 이겨 쌓아놓은 물품이 냉장고 이외에도 목욕탕 선반에 줄줄이 일개사단을 이룬다 .

 

그렇게 오감을 통해 직접 만져보고 느껴 본 한국의 맛이 그저 황감해 행복했던 축제한마당은 완전 나의 시장나들이 사재기 잔치였다 . 나처럼 많은 한인들이 장터에 꾸역구역 몰려와 그리움을 사고 그리움을 팔았다 .

 










 

 

나는 가끔 미국생활이 지칠 때면 슈퍼마켓에서 혼자 싱거운 질문을 던진다 .

 

처음 미국에 와서 랄프 슈퍼마켓을 구경하며 좌르르르 진열된 치즈와 오렌지, 요구르트 ,우유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던 1 ;나는 어디로 갔나 ?

 

이제는 한국마켓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세일하는 물건들을 쟁여 놓는 재미로 사는 2; 나는 누구인가 ?

 

3;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맛있는 김치에 반했었나 ?

4; 우리나라 농산물로 만든 나물들은 왜 그렇게 맛있을까 ?

 

똑같은 씨앗으로 배추, , 마늘, 양파를 키워도 대한민국 땅에서 생산된 작물들은 한국인 입맛에 맞고 달디달다 .

 

아마도 그것은 신토불이가 정답인 것 같다 . 유행가 가사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이 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를 부르면서 나홀로 질문하고 대답해본다 .

 

그야말로 신토불이가 산더미로 쌓인 축제장터에서 쌈지돈을 털어 곶감과 알로에 음료와 옥수수 수염차를 사 담는 내 마음은 모처럼 알짜 부자가 된 듯했다 .

 

25년전 1990년 초에는 인편이 있을 때 마다 서울의 가족들이 나에게 인삼 , 고춧가루 , 남대문 패션 , 스타킹 , 쌍방울 속옷 등등을 바리바리 실어 날랐다 .

 

나는 답례로 비타민 커피 초콜릿 비프저키 등속을 비닐에 꽁꽁 싸서 보냈다 . 이제는 한국에 웬만한 글로벌 상품은 미국보다 더 많고 화려해 내가 알뜰쌀뜰 챙겨 보낸 물건같은 것들은 거들떠도 안 보는 잘사는 세상이 되었다 .










내가 축제 장터에서 사온 물건속에는 나를 이해하는 문화코드와 세세한 빛과 그림자를 만난다 .그것을 따라가 보니 <고향 ,향수, 그리움>이란 단어로 축약된다 . 그렇구나. 나는 무척 그리워하고 있었구나 .

 

남해 흑마늘을 사면서 남해 섬의 마늘밭 , 흙과 들판을 어루 만졌다 . 통영 멸치를 사면서 한산섬의 짠바다 소금 내음을 흐흠거리고 , 기장 미역속에서 해초들의 살랑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였다 .

 

우리나라 8도 강산이 그립고 그리워 평소에 안하던 과잉 사재기를 하면서 뭔가 풀리지 않는 그리움 덩어리를 풀어내려고 하는구나 ~ 그렇구나 ~~~ 나는 ...

 

2의 인생을 시작한 아메리카 대륙에서 매일 이만하면 잘 살고 있는거야 . 행복해 해피해피 ! 노래를 부르지만 과연 나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

 

미국 땅에 도착해서 살면 살수록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는

 

내 모습이 점점 낯설어진다 .

 

 

내가 햄버거를 먹고 타코를 먹고 피자와 코카콜라를 마셔도

 

<나는 이 사람들 속에서 영원한 똘레랑스Tolerance . >

 

 



 

자주 나는 , 미국인들과 대화하면서 더 크게 웃고 더 재밌는 유머를 구사하려고 노력하고 ,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댄다 .

 

때로는 2중인격자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나를 발견할 때 , 나는 누구인가 ? 정체성을 의심하고 혼란스러운 날들이 많았다 .어쨌든 그런 이중성으로 미국에서의 삶을 겨우겨우 지탱해왔다 .

 

한류 열풍이 불고 아메리카 대륙 남미에서도 한국가수 , 드라마를 사랑하는 2014년 이 시대적 변화를 맞이해 나는 이제 코리아의 위상, 남다른 전통과 고유의 문화 , 음식을 자랑스러워하고 이웃들에게 전파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

 

나를 낳아준 대한민국을 잊지 않고 , 나를 품어준 미국에서 잘 살아보려고 나는 죽을 힘을 다해 살아왔다 . 그랬기에 지금 현재 이 순간 여한이 없다 . 그렇다고 크게 만족스럽지도 않다 . 왜 그럴까 ?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솔로몬의 노래 Song of Solomon >를 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니 모리슨의 이 한마디가 나의 심금을 울렸다 .



 

“At no point in my life have I ever felt as though I were an American."


("내 생애에 한번도 나는 미국인처럼 느껴보지 못했다.")



미국에서 유색인종으로 살아가는 자의 슬픔을 이보다 더 속속들이 극명하게 표현한 작가가 또 어디 있으랴 .

 

아무리 버터를 발라 혀를 굴려도 결코 네이티브 스피커가 될 수 없는 나 .


미국사회에 동화될 수 없는 이민자의 고충까지도 이제 나는 내 존재의 한 부분으로 인정한다 .

 






 

 

비행기 창에 비친 내 모습은 대한민국에서도 낯선 여행자 . 정처없는 나그네다 . 끝내 진정한 미국인도 될 수 없는 나 .


이 사회 속 깊숙이 들어가 밥벌이의 서글픔을 겪을 때마다 마음속에 적막한 바람이 분다 .

 

그 스산한 마음을 푸는 길을 맛있는 밥먹기로 풀어내다가


어느 날 폭식으로 직행하는 내 위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



 

나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에, 어릴 때부터 먹어온 밥냄새에 


가장 안락해진다는 것을 ...



밥의 위로를 내 몸은 무섭게 탐닉하고 있었던 것이다 .



 

어느 날은 밥벌기의 고달픔을 달래려고 웅변하는 어린이처럼 밥주걱까지도 휘두르며 일장 연설도 한다 .

 

"미국은 과거 이민자의 후손들과 새로운 이민자들로 이뤄진

 

 

국가이다. 누구든 명확한 목표를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미국시민으로서 당당히 살 수 있다 ! “

 

 





 




 

요즘은 새로운 즐거움속에서 무척 명랑한 척한다 . 영어가 모국어는 아니지만 모국어처럼 느끼며 사는 사람들속에서 배추를 절이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알큰하게 버무려 김치 샐러드를 만든다 .

 

150개국 다인종 멜팅팟 틈바구니에 섞여 그들에게 고춧가루 향기를 간직한 겉절이 김치만들기 시범을 보여주고 원더풀 !‘ 칭찬받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나를 사랑한다 .

 

 

엄마가 시장 갔다 오시면 장바구니부터 열어보던 풍경이 그리워 자연산 신토불이 가득찬 찬장을 매일 들여다본다 . 그러다가 라면 한 그릇 얼큰하게 끓여 미국생활의 허기를 달랜다 .










 

 

 

축제 장터를 빠져나와 늘 가던 책방에서 새 음반을 한 장

 

 

 

샀다 .우리집 거실에서는 이제 하루종일 이적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

 

 

<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

 


 

서울에 사는 친구가 안부를  물으면 항상 깔깔 웃으며 말했다



" 미국에서 산다는 것은  ...날마다 축제야 .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아무 걱정이 없어 .


너무나 좋아 . 완전 행복해 . 난 아마도 ...


신의 특별한 축복을 받은 행운아인가봐 ~ " 



이 말은 어쩌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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