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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치과 방문 경험
11/29/201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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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씩 클리닝을 하라는 치과 의사의 지시대로 시간에 맞춰 치과에 들어섰다.

한국 치과 사무실은 미국 치과보다 친절하다.

미국 치과 사무실에 들어서면 왔느냐 가느냐 인사도 없는데 한국은 다르다.

나긋나긋하고 상냥하게 인사한다. 철저히 훈련받은 사람 같다.

 

환자 앉는 진료의자가 한국인 체형에 맞게 아담하고 작으면서 폭이 좁다.

큼지막한 진료의자에만 앉다가 아담한 진료의자를 보니 작다는 게 금방 눈에 띈다.

내 눈에는 익숙하지 않아 진료의자에서 굴러 떨어지지나 않을까 조심스럽다.

앉아서도 의자 양쪽에 충분한 여유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미국에서는 서두르지는 않지만 설명 없이 행동으로 옮기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하려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하다.

별 수 없이 믿고 따르기로 하지만 하이지니스트의 행동으로 진행사항을 유추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하이지니스트가 상냥하게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하면서

행동에 옮기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게 된다.

한국에서의 일상이 다 그러하지만, 조금은 빨리빨리 서두르는 것 같아 불안한 면도 없지

않다.

 

한국에서 특별히 다른 점은 진료의자에 눕혀놓고 외과 수술하는 것처럼 얼굴을 덮개로 가리고

입만 내놓은 상태에서 클리닝을 하는 것이다. 환자인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그저 하이지니스트의 말을 듣고 머릿속으로 그려볼 따름이다.

미국에서는 오픈 상태 그대로여서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 보고 있는데…….

하이지니스트가 껌을 씹는지, 한눈을 파는지 다 보인다.

 

굵은 만년필 같은 클리너를 입 안에 넣고 소형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클리너의 톱날 부분으로

긁어대는 소리를 내면서 치석을 제거하는데 한국 여자 하이지니스트는 부드럽고 상냥한 만큼

살살 긁어낸다. 클리닝을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미국 여자 하이지니스트는 티슈 깊숙이 들어가서 치석을 제거하기 때문에 아픈 것은

물론이려니와 피가 나거나 찌릿할 때도 있다.

인정사정 안 봐주고 덤벼드는 것 같아 겁도 난다.

하지만 확실히 클리닝 했다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한국에서 내가 선택한 치과는 집에서 가깝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다.

3층 창문에 커다란 서울 대학교 마크를 붙여놓은 게 두 번째 이유일 것이다.

공부 제일 잘하는 학생이 서울 대학에 가기 때문에 왠지 치과 의사도 서울대 출신은 훈련을 잘

받았을 것 같은 믿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학벌 믿지 말라는 말도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대학교 마크를 붙여놓은 치과 사무실은 보지 못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대학 마크를 붙여놓고 하는 영업행위는 불법일 것이다.

의사 사무실 광고가 불법은 아니지만 상업성 광고는 안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 문을 연 젊은 치과 의사는 쇼핑센터에 사무실을 열기도 하고 집집마다 광고를

돌리기도 하고 신문에 광고를 크게 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력 있는 의사는 조그맣게 이름만 붙여놓고 있다.

치과 의사는 오랜 시간 자신의 의술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환자들이 믿고 찾아오는 것이

전통적인 의료 행위이다. 환자들끼리 추천하고 알선하는 게 가장 큰 간접광고가 되겠다.

의사가 돈을 벌겠다고 상업성 광고하고, 심지어 세일을 해 댄다면 이는 이미 의사가 아니라

장사꾼일 뿐이다. 윤리나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는 행위다.

커다란 대학 마크를 창문에 붙여놓은 것도 그렇다.

마치 정의를 판단하겠다는 사람이 스스로 정의롭지 못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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