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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우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 - 대학입시 계절에
04/28/20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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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시키는 일

 

 

대학 합격통보가 거의 끝난 모양이다. 아무개 집 아이는 무슨 대학에 갔고 또 누구는 어떤 대학에 갔다는 이야기들이 무성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대학들의 문턱이 갑자기 그렇게 높아 보일 수가 없다. 전에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던 학교의 이름들이 다시 보인다.

 

"그 대학도 괜찮은 것 같아. 우리 한국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꽤 유명한 대학이래."

 

집 근처 귀에 익은 대학들에 대한 평가조차 점점 너그러워진다. 그런 부모의 마음처럼 아이의 태도 역시 바뀌어 간다. 초등학교 때는 하버드 스탠포드가 이웃 도서관 정도나 되는 것처럼 쉽게 읊어대던 녀석이다. 그렇지만 학년이 높아갈수록

 조심스러워진다. 주제 파악을 하는 것이다.

 

"꼭 아이비리그만 대학은 아니잖아요. 0000 출신 중에도 유명한 사람 많아요."

 

이 정도면 갈만한 대학은 정해진 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아이 입에서 막상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을 부모는 견딜 수가 없다.

 

"공부 좀 해라 공부. 그렇게 삔삔이 놀아서 뭐가 되겠니?"

 

잔소리가 이어진다. 속마음은 한 술 더 뜬다.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제일. 그러니 대학은 어떻게든 직업 확실한 곳으로 가야 하는 거야.'

 

아 속물! 그래도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못한다. 대신 이렇게 에두른다.

 

"공부가 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만 잘 해두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너 하고 싶은 것도 그 때 다 할 수 있어. 전문 직업인으로 음악도 하고 연극도 하고 글도 잘 쓰면 얼마나 더 멋지겠니?"

 

그렇다고 아이가 달라지진 않는다. 하염없는 실랑이만 반복된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의도 든다.

 

이게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인가. 그냥 두면 세코이아 거목이 될지도 모르는데 괜히 작은 화분 속의 분재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우선 보기는 좋지만 하루라도 물 안 주면 금세 말라버릴 온실 속 나무 말이다.

 

요즘 꽤 읽히는 책으로 '가슴이 시키는 일'(김이율 지음, 판테온하우스 2010.12 발행)이 있다. 한국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 세계를 감동시킨 오페라 가수 폴 포츠,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등 남다른 길을 걸어간 28명의 눈부신 삶이 담긴 책이다.

 

오직 마음의 명령을 따라 꿈과 행복을 완성시켜갔던 사람들, 그들은 모두 상식을 뛰어넘었다. 머리를 뛰어넘었다. 대신 가슴으로 살았다. 그리고 이 세상 누구보다도 자신의 선택에 행복해 했다.

 

어쩌면 모든 부모가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이런 것일 지도 모른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거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준비하고 달려가거라. 중요한 것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이 즐거울 수 있는 삶을 사는 거란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정말이지 성적이 행복의 척도가 아니라는 것, 수많은 동창, 친구, 지인들의 삶을 통해 충분히 확인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면서 무슨 대단한 삶의 지혜인라도 깨친양 또 다시 이렇게 읊조린다.

 

'살아봐. 그게 아니야. 가슴이 시키는 일 좋아하지마. 평생 목구멍이 시키는 일만 하게 될지도 몰라.'

 

그래봤자 조금 더 안정적인 직업일 것이다. 그래봤자 조금 더 많은 연봉일 것이다. 그런데도 거기에 인생을 걸어라?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부모 세대의 가치와 통념을 넘어서는 더 넓은 세계가 우리 아이들 앞엔 얼마든지 더 펼쳐질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더 어렵다. 진정 가슴이 시키는대로 아이를 이끌어 줄 부모는 얼마나 될까.

 

자식에 관한 한 부모는 대책이 없다.  (2011.4.29.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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