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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재래시장
05/28/20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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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받아서 삶을 꾸려나가고 주면서 인생을 꾸며나간다.

                                                       - 윈스턴 처칠 - 



가로수의 잎들이 새싹을 막 틔운 3월 말 쯤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기로 한 어느 날

분당 야탑역에서 만난 우리는 모란을 지나 성남 중원구 종합시장까지 걸어 가보기로 하였다.

어릴 적 이맘때가 조금 지나면 버드나무 꽃에 알러지가 있던 나는 참으로 고생하였는데.. 하는 말을 하면서

80년 대 중반에 성남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대학을 가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던 나는

다시 성남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하였으나 아이들이 어릴 때 분당과 죽전의 지명이 갈리는 곳에 집장만을 하여 갈 일이 없었던 구시가지를 거의 30년 만에 갔다.


예전에 버스 정거장 길이가 이토록 짧았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정거장의 거리가 다섯 정거장임에도 한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 그때는 걸어서 참으로 멀었던 정거장의 거리가 말이다.


사거리 지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진의 사거리를 지나 오르는 곳에는 남자중,고등학교, 성남시의 지명을 딴 여자고등학교 등 학교가 몰려있는 곳이다.



아래로는 이제는 재개발에 밀려 증개축도 하지않아 곧 무너질 것 같은 모습으로 80년대 내 기억속에 자리한 성호시장이 있다.



너무나 익숙한 간판들



주말임에도 인적없이 휑한 재래시장의 골목은 마음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옛기억속의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반가움은 있지만, 

사람들의 활기가 없이 스러져가는 건물들의 낡고 비위생적인 시설들이 좀 불편하다.


지붕에 올려진 찢겨나간 비닐. 

이제 곧 이곳도 재개발이 될 터이다. 성남의 많은 주택지들이 재개발 되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강남과 가깝다는 이유로 대규모 단지의 아파트가 들어서며 새로운 주거지로 연일 뉴스에 나오던데, 부동산에 관심이 없고 투자능력도 없어 부자가 되지 못한 나는 아무튼 이 광경을 보고 있자니 옛그대로 모습이라고 

추억에 빠져들만한 감성도 일지 않는다.







이걸 오늘 팔 수 있을까? 손님이 여기까지 들어와서 저 제품들 위에 먼지나 쌓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든다.

(오지랖 Summer -_-:: )



전기선마다 묵은 때가 앉아 있고, 아직도 백열등이 켜져 있는 시장안.






저 기름집에서 들기름 한병 사고 싶었으나....,  망설임. 






모란상회의 미닫이 문은 어릴 적 우리 가족이 살았던 집 생각도 나고..,



길 건너편에는 예전의 목욕탕 굴뚝과 표시. 온천모양. ^^



뻥튀기 아저씨가 쌀과 보리, 옥수수 뻥튀기에 요즘 사람들 건강을 생각해서 율무까지 튀겨주는 뻥튀기 가게이다. 

옥수수 뻥튀기와 율무 뻥튀기를 각각 오천원씩 주고 샀는데, 맛이 없다. 


우리는 조금 더 걸어 고등학교 때 단골집이었던 떡볶이 집을 찾아갔다. 

신당동 떡볶이를 처음 선보였던 곳인데 상호명이 '신일 즉석 떡볶이' 였다.

그런데, 지금은 두가게가 있었다. 파전과 구멍가게도 전파사도 아닌 가게로....,



주점으로 변한 그 앞집은 무슨 가게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그때의 골목길은 넓었는데 지금은 너무 좁다. 그리고 이곳은 종합시장 먹자 골목으로 관광객을 부르는 곳이라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떡볶이를 먹지 않고 갈 수는 없지. 

떡볶이 2,000원, 순대 2,000원, 오뎅 한 그릇이 1,000원, 음료수가 각각 1,000원 

7,000 원이 푸짐하다.


세월이 흘렀다고 말하여도 무색하지 않겠다.

나이가 들었다.

30년 전 이곳에는 20대 초반의 내가 있었는데....,

사랑을 하지않아도 뜨거웠던 내가 말이다.


"나도 모르게 그 발을 만지려

물속에 손을 넣었지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

    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나는 알았지

    어떤 것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가 한때 있었던 그곳에

    그대로 살고 있다고

    떠나온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 류시화, '첫사랑의 강' -



우리는 받아서 삶을 꾸려나가고 주면서 인생을 꾸며나간다.

                                                       - 윈스턴 처칠 - 

옛날 그 시장, 시장구경, 성남, 성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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