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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나 비치 산책
12/06/2017 06:00
조회  1180   |  추천   18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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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늘씬한 팜트리 때문일까?

  꽃잎 붉은 제라늄 화려해서일까?

라구나 비치는 언뜻 지중해 어느 해변으로 느껴질 정도라는데

나는 왜 가본적도 없는 하와이 바닷가에 선 기분이 들었던걸까.

Laguna Beach 산책로를 걸었다.

겨울을 재촉하듯 하늘은 구름 잔뜩 풀어놓은채 을씨년스러웠다.

하긴 햇살 눈부셔도 좋고, 빗발 성성해도 좋고, 해풍 거세 파도 용틀임해도 좋고, 해무 짙어 바다 숨었어도 좋고, 

날씨야 어떠하건 상관없었다. 

화창하면 화창한대로, 비 내리면 비 내리는대로, 바람불면 부는대로, 안개끼면 낀대로,

각각 제나름 분위기로 멋스런 운치 돋워줄테니까.

 



가파르게 급경사진 절벽 아래 새하야니 펼쳐진 모래사장이 어서오라고 손짓을 했다.

바다는 하늘을 닮아 빛깔이야 우울했지만 태평양 힘찬 기운이 파도 결결에 스며있었다.

헤이즐러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은 가히 일품이었다.

거칠것 없는 망망대해 바라보며 들숨과 날숨 깊이 호흡했다.

비강을 훑고 허파 관통하는 푸른 바람에 세상 오탁으로 흐려진 심곡 맑게 헹궈지는 거 같았다.

조망권이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이 공원 자리는 1905년 Howard G. Heisler씨가 기증했다는데 

산책로, 피크닉 테이블, 전망대, 야외 샤워시설이 해변가에 알맞게 갖춰져 있었다.

조각이 선 공원 건너편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기리는 재향군인 기념비 높직했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대통령의 국회연설을 통해 다시금 확인한대로

육이오 당시 자유수호를 위해 몸바친 미군병사가 3만 5천명, 부상자만도 10만에 이른다 했다.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워 자유민주주의 뿌리를 내리고 비약적인 경제발전의 기초를 다진 분들은

지금 이시대 어이없는 푸대접을 받고있지만 다시금 높이 들여올려질 날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모국이 처한 작금의 현실을 떠올리며 착찹한 심정으로 기념비에 잠시 목례를 올렸다. 

 


공원 안내문 저만치 버드 락이 건너다 보였다.

산책길 계속 따라오던 우측 바위섬은 새 무리와 새똥으로 하얗게 휘덮여있었다.

낯익은 갈매기와 가마우지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새들이 많이 모인다는 건 근방에 먹이가 풍부하고 쉴자리가 안락하다는 얘기다.

그럴만큼 썰물뒤 모랫벌은 게와 조개류가 널려있으며 갯바위 감싼 해초 맛은 부드러울듯했다.

이 세상은 유정 무정 모두가 어우러져 살아가라고 마련해놓은 공존의 터전. 

사람들은 대지에 금 긋고 경계 만들어 자신만의 영역이라 표해놓지만 

우리는 이 땅을 잠시 빌려쓰다가 하늘이 부르면 떠나야 하는, 바람처럼 스쳐가는 나그네 아닌가.  



나이든 티일까, 언제부터인지 젊은이들이 마냥 좋아보이기 시작했다.

창창한 미래가 열려있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싱그러운 존재 

청춘은 그 자체로 아름답게 빛나는 성좌다.

근자 한국에선 헬조선 타령으로 제 나라에 자조보내며 좌절하는 젊은이들이 많다는데

 심한 자기비하에 빠진 네거티브들은 달리 어찌 구제할 방법도 없을 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다.

게다가 입이 방정이고 입이 보살이라 하였다.

그러다 진짜 헬조선 꼴을 당해봐야 정신 번쩍 들려나? 

지구촌 어디건, 어느 시대건 천국이라 불리는 이상향은 결국 자신 스스로가 구축해내야 하는 시공간 아닌가.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성큼성큼 앞장서 걸어가는 젊은이.

 서핑을 즐기러 해안으로 내려서는 젊은이의 등판은 탄탄하고 목은 검게 그을려있다. 

서핑 보다 스킴 보드가 더 알려진 라구나비치, 보드와 밀착해 배를 깔고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레포츠다

젊은이는 어느새 바다에 이르러 힘차게 파도를 가르며 대양으로 돌진한다. 

파도에 부딪혀 넘어지고 쓰러져도 되일어나 꿋꿋하게 다음 파도를 넘고야마는 패기.

그게 바로 젊음의 특권이자 젊은이의 기상이다



듣던 바대로였다. 과연 최고라는 말이 괜히 생겼을까.

미 서부 최고의 해변이라는 라구나 비치는 LA 근교 여러 해변 중 해안선이 가장 길고도 아름다운 바닷가. 

낙조가 황홀하기로도 소문났지만 일기 꾸물거리는 한낮에도 절경 앞에 선 시선은 마냥 분주했다.  

완만하게 휘어진 모랫벌 언덕길따라 그림같은 고급주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한때 찰리 채플린, 주디 갈런드, 루돌프 발렌티노 등의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보금자리를 틀어 

제2의 베벌리힐스라 불린다는 이곳.

라구나 비치는 원주민 말로 호수들 (Lakes, Lagonas)이란 의미라고 한다.  

후에 스페인 정착자들은 호수의 협곡: Canada de las Lagunas (Canyon of the Lakes)이라 했으며

1904년부터 현재의 라구나 비치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라구나 비치 방문자를 즐겁게 하는 곳은 비치만이 아니다.

바다와 이웃해 바로 이어지는 마을, 작지만 격조있고 감각적인 갤러리며 부띠끄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전통과 현대가 서로 조화 이루며 촘촘 들어선 고만고만한 단층의 오래된 건물들은 

지나가며 그냥 거죽만 훑어도 아기자기 재미지다.  

오래전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도시로

지금도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거주하는 명실공히 남가주를 대표하는 예술타운이라는 라구나 비치.

여름철에 열리는 라구나 아트 페어는 프로, 아마추어 따질 거 없이 자신의 작품을 뽐내는 축제자리로

 인근 아티스트들의 작품은 물론 세계적으로 이름난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는데....

온갖 상념이 교차하던 라구나비치, 그러나

자주 찾기에는 상그러운 교통편이 굴뚝같은 생각을 묶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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