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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일 큰 부조
09/11/2017 20:30
조회  515   |  추천   19   |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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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이건 행삿날이건 날씨가 부조 안해주면 일껏 준비한 판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아무리 사전홍보 열심히 해서 손님 불러 모았어도 날씨가 궂으면 말짱 꽝.

역시 사람 모이는 일에는 그날 기상 상태가 매우 중요해 행사의 성패마저 좌우한다.

더구나 바깥에서 치루는 행사나 잔치는 날씨 부조가 제일 큰 부조란 말이 생길 정도로, 

어디까지나 하늘이 도와줘야 행사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겠다.

우리네 인생 판도 역시 노력여하에 달렸다기보다 하늘 도움 여부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 






사진 여기까지가 오전에 본 블러바드 중심가 풍경이다.

토요일 이른시각부터 인부들이 나와 블러바드 가로 곳곳에 참한 모형의 부스를 설치했다. 

짙푸른 하늘에 성조기와 만국기 매달리고 풍선도 한아름씩 띄웠다. 벌써부터 거리는 조금씩 들썩거렸다.

1930년대 마을이 조성되기 시작해 70년대 후반 들면서부터 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했다는 이곳.

40년 마다 매듭을 지어 기념자리를 마련했는데  

올해는 토요일 오후 여섯시 '40th Anniversary celebration' 행사가 펼쳐진다고 하였다. 

해 설핏해지집앞까지 주차가 밀려들고 밴드 리듬 울려오며 서서히 분위기 달구어져다.

현관을 나서니 맞은편 하늘은 잔뜩 심술있었고 성난 우레소리 마구 그르렁거렸다.

  날카로운 뇌성조차 요란한 밴드소리에 묻혀 기를 못 펴고 있었으나 

집중호우경보가 내린대로 곧 소나기 한바탕 쏟아질 거 같았다.

슬리퍼 바람으로 잠시 행사장 면면의 간이나 보자고 나갔는데 거리는 벌써 인파로 붐볐다.  

대형 성조기 나부끼고 자유의 여신상은 블러바드 중심 단상에 횃불 들고 서있었다. 

시의회의 적극 후원에다 경찰서와 소방서에서도 오래전 구식 장비를 동원, 행사를 측면지원했다. 

채 어둠살 내리지 않았지만 조명 환한 부스마다 각종 기념품이 전을 펼쳤고

간이음식점 앞엔 이미 긴 꼬리 줄이 따라붙어있었다.  

밴드 연주는 귀에 익은 70년대 컨츄리뮤직 일색으로 이어졌다.

사진 두서너장 찍고나자 후덥지근 습도 머금은 대기 흐름이 불안하게 요동치며 날씨가 심상치 않아졌다.

한두방울 비 흩뿌리는가 싶더니 갑작스레 폭우로 변해서 빗방울은 미친듯 행사장을 난타해댔다.

  밴드 허겁지겁 철수하고 성조기도 내려졌다. 물론 사람들도 순식간에 뿔뿔이 흩어져 내빼기 바빴다.

  어찌 피해볼 새도 없이 기습적으로 들이치는 소낙비에 모두들 흠씬 젖어,

물 뚝뚝 흐르는 채로 각자 자기차를 향해 내달렸다. 야단법석 난리가 따로 없었다. 

마치 서해 갯벌에 흩어져 놀던 달랑게가 인기척 듣고 놀라 삽시에 사라져 해변 고요해지는 것처럼 

뭇 인파 물러간 블러바드는 빗속에 고즈넉히 잠겨들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행사는 날씨가 받쳐주질 않아 맥없이 끝나고 말았다.  

비는 한 시간여 맹렬히 그야말로 줄기차게도 퍼부었다.

묵직하게 드리웠던 난층운 다 비워졌는지 비 멎자 텅 빈 블러바드 쪽에서 펑펑

환호하는 이 없이 혼자 싱거운 불꽃놀이로 행사 마무리를 해, 애꿎은 우리집 멍이만 혼쭐뺐다.

전생에 전쟁터에서 죽은 영혼인가, 강쥐는 어째서 폭죽소리에 그리도 쩔쩔매냐, 궁시렁거리며 

비로 엉망된 축제의 밤이 깊어가는 걸 무연히 지켜봤다.  









                                                           <불꽃놀이 사진만은 구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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