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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과 유튜브
08/11/20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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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만난 곳은 유튜브였다.

정확하게는 저자부터 만났다.  

인문학 강의 '플라톤 아카데미'를 통해서다.

플라톤 아카데미는 연세대 학술정보원과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가 인문학 확산을 위해 공동기획한 프로젝트다.

캐치 플레이스가 인간의 보편정신과 인격의 탁월함을 추구하는 '성찰의 인문학'을 심화, 확산하고자 설립되었다고 한다.

플라톤 아카데미에서는 철학, 생명공학, 건축, 미학, 종교, 사회 등 제반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다. 고전읽기 오디오북도 있다.

재작년 최인철교수의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를 그 유튜브에서 보았다.

2007년 마흔의 나이에 '프레임'이란 베스트셀러를 펴낸 그는 젊은 소장학자로 현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다.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그가 풀어나가는 프레임론, 행복론에 관한 해박한 강좌를 들으며 심리학을 부담없이 접하게 되었다. 

그의 강의가 집약된 책인 '프레임'을 구해 어서 읽어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시간이 흘렀는데 기회는 우연히 왔다.

어느 모임에서 보고싶던 바로 그 책을 보내준 것이다. 

고급장정본이라서 이중삼중 꼼꼼히 포장했는지, 아니면 보낸분 성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성의깃든 소포받기도 처음이다. 

책을 출간하면서 여러곳에 증정본을 부친 적이 있지만, 내책이라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았기에 더욱 특별했다.   





YouTube는 다 아는 바대로 사용자가 업로드된 영상 클립을 공유할 수 있는 무료 동영상 사이트다.

이 동영상 서비스는 컴퓨터 사용자 누구나 폭넓고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공유하는 인터넷 문화의 하나다.

각자 흥미가 가닿는 분야를 검색만 하면 초 단위로 수없이 업로드된 유용한 영상물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내 경우 유튜브는 학당처럼 삶의 지혜도 알려주고 인생의 지침을 제시해주는 훈장역도 맡아준다. 물론 교양강좌는 무료다.

지구촌 곳곳을 소개해주는 덕에 가만히 앉아 낯선 세상 풍물을 얼마든지 구경할 수 있다. 그것도 고품격, 고화질이다.

음악감상은 물론 보고싶은 영화를 찾아볼 수 있는 즐거운 휴식처이기도 하다. 오래전 인상깊은 추억의 영화를 만나기도 한다.  

나는 주로 디스커버리 채널, 히스토리 채널, 다큐멘터리 채널을 관심있게 본다. 그쪽에 취미가 있기 때문이다.

지만 생활 정보통으로 이용되기도 하는데 색다른 요리도, 성가도, 건강상식도, 농사법도, 요가도 척척 거기서 배워 따라한다. 

정론직필의 가치가 지켜지지 않는, 신뢰할 수 없는 한국 뉴스라 나름 몇몇 소스를 저장해놓고 선별적으로만 보고 듣는다. 

편식을 하면 균형감각이 결여된다해도 굳이 불유쾌한 기분을 초래케하는, 그또한 편향된 사고쪽으론 근해보기조차도 싫다.  

내 바램대로 돌아가주지 않는 세태요 정국이지만 역겨운 것은 안 보고 안 들을 권리 역시 있으니까.

보편적 정의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을 극복해야 한다지만 고착된 의식을 바꾸기란 누구나 쉽지 않다.


다시 책, 프레임으로 돌아간다. 프레임이란 익히 알다시피 '틀'을 말하며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뜻한다. 

프레임의 사전적 풀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나아가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짜는 계획, 행동하는 방식, 행위에 따른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프레임은 즉 나의 시선이자 내 생각의 기준이다. 

따라서 이처럼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마음의 창을 점검하고 새로운 창을 갖추려 시도하는 일이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허용한 가장 큰 축복이자 의무라며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고 역설하는 그.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사회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라 설명하는 그는 '자신의 한계를 깨는 마음 경영법'에 대해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치관이나 주관, 사람에 대한 생각들을 여러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며, 모든 일이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을 수많은 실험의 예를 들어가면서 저자는 친절히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책이 어렵지 않아 흥미롭게 아주 술술 읽힌다.


예시된 여러 지문 가운데서 '행복을 결정하는 것' '감각의 불확실성' '틀속에 갇힌 마음' '긍정적인 언어를 선택하라' 

등의 통찰은 고개를 주억거릴 정도를 넘어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거리 청소하는 일을 평생 해온 사람이 있다. 쉽지 않은 일인데다 존경받는 직업도 아니고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표정이 늘 밝아 어떻게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행복한 환경미화원의 대답은 이랬다.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71쪽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는 프레임은 단순한 돈벌이나 거리 청소의 프레임보다는 상위수의 의미 중심 프레임이다.  

바로 이런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프레임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프레임은 곧 생각의 기준을 뜻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상황이 전혀 다르게 보이거나 찾지 못했던 답을 쉬 찾을 수도 있게 된다.

이 책은 우리의 착각과 오류, 편견, 오해가 프레임’에 의해 생겨남을 증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자신의 프레임을 점검하고 새로운 프레임을 구축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리듯이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프레임을 습득해야 한다고도 조언한다. 

프레임의 궁극적 목표는 자신의 틀을 깨고 지혜로운 시각과 성찰로 새롭게 거듭나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는 셈이다. 



다음은 비교 프레임에 관해 코넬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내놓은 만족감 분석결과다. 

메달리스트들이 게임 종료 순간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분석하는 연구였다.

'동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로, 은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4.8로 나타났다. -108쪽

객관적으로 보면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룬 것이 분명한데 감정은 이와는 반대였다. 

대체 왜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불행한 것일까?   

그 이유는 자신이 얻은 것과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비교하는 비교 프레임의 작용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은메달리스트는 "내가 거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갔어도 금메달이었는데…." 라며 금메달리스트와 자신을 비교한다. 

즉 비교 프레임을 통해 현실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동메달리스트는 까딱 잘못했으면 노메달이었기 때문에 동메달을 땄다는 사실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남들과의 단순한 비교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므로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누리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게 옳다.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 내용도 분석했는데 동메달리스트는 만족감을, 은메달리스트는 아쉽다는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람들이 만족을 느끼는 최상의 상태는 비교 프레임이 적용되지 않을 때라는 결론이다.

그처럼 나도 요즘은 주변인들 삶을 구태여 의식하지 않고 단출소박하게 살기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전에는 끊임없이 타자의 삶을 내 안으로 끌어다놓고 이리저리 상하 비교하며 끝모를 의기소침에 빠지곤 했었다. 

이젠 남들과의 비교가 아니라 오로지 내 안의 최선의 것을 발굴해 연마해 나가는 가운데 마음의 자유와 평화를 누린다.   



'프레임은 고정관념이다' 에서는 그점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자신의 속내 허물을 들킨듯해 놀라고 말았다. 

동안 사회적 지위, 성, 나이, 학력, 옷차림 등이 만들어 낸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점에 대한 자괴감도 들었다. 

고정관념을 탈피하지 못하고 마법에 홀리듯 어떤 프레임 속에 갇혀 지낸 자신임을 확인한 아래 문장을 한번 읽어보자.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의 시동이 기차선로 위에서 갑자기 

멈춰 버렸다. 멀리서 달려오는 기차를 보며 아버지는 시동을 걸려고 황급히 자동차 키를 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기차는 차를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더니 "난 이 응급 환자의 수술을 할 수가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라며 절규하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아버지는 아들과 사고를 당한 뒤 그 자리에서 죽지 않았던가? 혹시 의사가 친아버지고, 야구장에 같이 간 아버지는 양아버지였을까? 아직도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제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읽어보라.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당신이 이 시나리오를 조금이라도 의아하게 생각했다면 그 이유는 당신이 외과의사=남자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65쪽

나야말로 전통깊은 젠다 프레임에 걸려 솔직히 처음엔 이 얘기가 무슨 소리야? 헷갈렸다는 걸 고백한다. 

딸만 둘인 집에서 자라며 아들, 나아가 남성성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강함과 우월성' 이미지가 짙게 각인돼 있었던 모양이다.



마무리는 294 페이지  끝장 내용으로 마침표을 찍고자 한다. 

마지막 챕터에서 다룬 '인생의 부사를 최소화하라' 를 읽어나가는 동안 죽비로 잔등을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는 부사 남발은 자신감의 부족이라고 지적하며 불필요한 부사를 줄이고 자신의 의사를 단순명료하게 전달하라고 한다. 

부사나 형용사 남발로 문장은 생명력을 잃는다는 그의 일침은 얼굴 화끈할 정도로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한자어로 부사 다른 품사의 뜻을 도와주는 말로 문장의 맛과 멋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나, 심하게는 품사론에서 감탄사와 더불어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하니까 말이다.

문장에서 불필요한 수식어를 줄여가는 과정과, 삶에서 불필요한 장식물을 줄여가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그는 봤다. 

결국 글과 삶에서 중요한 것은 주어이지 부사가 아니란 지적이다. 맞는 말이다.

정곡을 찌르는 바른 말을 들으면 우리는 속으로 찔끔하게 된다.ㅎ

그래도 자기긍정의 표본 하나 찾아낸 구절이 있으니 이는 '작가의 프레임으로 인생을 바라보면 삶의 매순간이 문장이다'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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